
체크인부터 장보기와 냉방까지 요구한 에어비앤비 손님
저는 에어비앤비에 침실 4개짜리 아파트를 등록해 운영 중인데요. 최대 9명까지 머물 수 있는 넓은 거실과 욕실 2개, 큰 주방, 발코니도 여러 개 등등 게스트 5명으로 예약했는데, 처음부터 응대가 상당히 손이 많이 가는 편이었네요.
에어비앤비를 할 수 있는 분이면 기본적인 검색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일단 최대한 안내하려고 했어요. 숙박하기 몇 주 전부터 현지 택시 추천, 가게 정보, 버스 요금, 결제 방법 등등 계속 물어보셨고 저는 모든 질문에 빠짐없이 정중하고 자세하게 답변드렸어요. 손님들이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란 거라서 그 자체는 괜찮았어요.
저는 호스팅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모든 게스트한테 개인 링크를 보내는데, 사진 포함 체크인 안내, 주차 정보, 숙소 이용 규칙 등등 다 들어있는 링크인데 이 게스트는 내용을 읽지 않은 게 분명했어요. 도착하자마자 전화 걸어서 체크인 절차 전체를 전화로 하나씩 설명해 드렸습니다.
숙소에 들어온 뒤에는 숙소가 “고작” 방 4개뿐이라며 놀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숙소 등록 내용과 사진에는 방이 4개라는 점이 분명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첫날 저녁 8시 5분에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전화해서 어디서 밥 사냐고 물었어요. 저는 이미 몇 주 전에 주변 가게 추천하고 영업시간까지 알려드린 상태였는데요. 주변 가게는 저녁 8시에 문 닫음. 근데 얘네 오후 7시에 도착해서 가게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라 충분히 다녀올 시간이 있었는데도요.
그래도 저는 늦은 시간까지 여는 식료품점 링크랑 택시 서비스랑 음식 배달 앱 다시 보내줬어요. 이 지역은 가게들 일찍 닫는 편이라 그런 거임. 그러더니 이번엔 저한테 직접 장을 봐 달라고 했어요. 저는 숙소에서 차로 1시간 30분 넘게 떨어진 곳에 살아서 갈 수 없다고 거절했어요.
밤 9시 45분에 숙소가 덥다며 에어컨 어디 있냐고 메시지가 왔는데 저는 에어컨이 없다고 설명하고 애초에 편의시설 목록에도 에어컨이 적혀 있지 않으니 있다고 생각할 이유도 없었다고 봅니다. 바깥 기온이 16도라 창문을 열면 꽤 시원해질 거라고 안내했습니다.
그러자 게스트들은 돌봄이 많이 필요한 취약한 사람들과 같이 여행 중이라 밤에는 안전 문제 때문에 창문을 못 열어요. 그리고 선풍기 마련해 주세요. 참고로 에어컨은 이 나라에서 일반적인 시설이 아니고, 에어컨이 설치된 건물은 10%도 안 됩니다.
이런 요구 사항을 사전에 단 한마디도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저희 숙소 등록 내용에 제공되는 편의시설과 제공되지 않는 편의시설이 투명하게 적혀있는데요. 저희는 아파트를 임대하는 거지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아닙니다.
저는 이미 숙소 링크에 적혀 있거나 등록 내용에 분명히 나와 있는 것들을 계속 설명하느라 점점 지치고 답답해졌어요. 모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숙소 안내문과 게스트용 링크 만들어 둔 게 아니었나 싶어서요. 제대로 확인도 안 한 채 계속 저한테 물어보는 상황이 반복됐거든요.
그래서 선풍기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편의시설 목록에 적힌 내용과 특별한 요구 사항은 미리 알려줘야 한다는 점도 다시 설명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숙소 전체의 창문을 열어 환기해 보라고 제안했습니다.
근데 손님들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은 있는 게 맞는데 저희 숙박 요금이 추가적인 서비스를 많이 해 드리는 기준으로 책정된 게 아니라 저도 호텔 운영자가 아니고요. 이런 상황에서 선풍기 사 오라고 요구를 거절하고 선 그은 제가 잘못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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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