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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옆에서 방귀를 뀐 뒤 도망친 이유

10년도 더 전에 있었던 일인데.. 당시 난 1년쯤 뒤에 이사할 예정이었던 곳을 대가족과 함께 둘러보고 있었음. 차 타고 이동하다 모두 조금씩 배가 고파서 여러 음식점이 모여 있는 작은 플라자로 들어갔었음

우리는 몇 개 소그룹으로 나뉘어서 각자 가고 싶은 식당에 갔었는데 내 그룹은 먼저 음식을 받아서 다른 가족을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그러다 마지막 그룹이 주문하고 음식을 받던 샌드위치 가게에서 다 같이 다시 모이게 됐었음

난 가족 중 한 명에게 가서 뭘 주문했는지 확인한 뒤 뭔가를 버리려고 쓰레기통으로 갔는데 물건을 버리고 나니까 방귀가 나올 것 같은데?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꽤 급한 느낌

마침 쓰레기통 근처엔 아무도 없는 것 같아서 여기 괜찮은 장소구나 싶어서 그 자리에서 참고 있던 걸 풀었고 소리가 컸고 아주 분명하게 들릴 만한 방귀였는데

바로 몸을 돌렸는데 쓰레기통 바로 옆에 테이블이 있다는 걸 그제야 봤네. 진짜 1피트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었고, 저 테이블엔 두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한 사람은 쓰레기통을 마주 보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맞은편에 등을 돌리고 앉아 있음

나는 방금 완전히 모르는 사람의 얼굴에 방귀를 뀌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얼굴에’라는 말도 과장이 아니다. 거리는 2~3인치 정도였다. 근데 그 테이블을 내가 미리 한 번 더 확인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완전히 눈에 안 들어왔는지 모르겠음

난 너무 당황스럽고 무서웠어. 그 짧은 순간에, 이제 저 낯선 사람한테 평생 들어도 모자랄 정도의 욕을 듣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했지. 목숨 지키려면 변명하거나 방어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당연한 일 아닌가? 누군데 식사하는 중에 바로 앞에서 방귀를 뀌냐니까, 상대가 화를 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지

근데 상대는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도 전혀 모르는 것 같았는데 난 충격을 받았음. 분명 엄청난 일을 벌였다고 생각했는데 아무 반응이 없더라고. 근데 식당 안이 워낙 시끄러워서 내가 만들어낸 역겨운 소리가 묻혔던 거 아닐까? 어쩌면 식사 중이라 냄새 맡는 감각에 쓰일 에너지가 미각으로 넘어간 걸지도 모르겠다

난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갈등했음. ‘말해야 하나?’ ‘지금 아무도 모르는 일을 굳이 알려서 피해를 주는 건 아닐까?’ 결국 난 그 자리에서 조금 떨어져 나와서, 방금 상대에게 저지른 끔찍한 일을 알아차리는지 몇 분 동안 지켜봤지만 두 사람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음

그래도 ‘말해야 하나?’ 이런 생각은 계속 들었는데 결국 나는 겁쟁이처럼 식당 밖으로 나와 버리고 가족이 식사하고 나올 때까지 기다렸음. 만약 상대가 냄새를 알아차렸으면 다가가 사과했을 거라 생각하고 싶지만, 실제로 그랬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네요.

숲 한가운데서 나무가 쓰러졌는데 아무도 그 소리를 못 들었다면, 그 방귀 냄새도 아무도 못 맡는 거 아닐까

이름 모를 피해자여.

혹시 운명상 나중에 내가 무슨 짓을 한 건지 깨닫고 이 글까지 읽게 된다면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내가 한 일의 대가로 내 콧구멍이 천년 동안 천 명의 방귀 냄새로 가득 차길

요약: 10년 전 낯선 사람 얼굴 바로 앞에서 방귀. 상대는 눈치 못 채고 난 도망치고 그 수치심 지금까지 안고 살고 있음

댓글

대체 내가 방금 뭘 읽은 건지 모르겠네... 당연히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맞지. 누가 너한테 저 짓을 했다고 따져? 내가 잘못했든 아니든 하루 종일 끝까지 모른 척할 텐데, 뉘른베르크 재판 피고인석에 세워져도 ‘명령 따랐을 뿐이다’ 이런 말은 안 하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할 텐데. 나는 거기 있지도 않았고 누구를 말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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