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집을 동네 식료품점으로 착각한 전화
아주 오래전, 인터넷이 생기기 훨씬 전의 일인데... 당시에는 전화번호 찾으려면 종이 전화번호부를 뒤지고, 집마다 전화번호 하나를 같이 쓰고, 휴대전화도 아직 흔한 물건이 아니었죠.
어느 날 저녁, 어머니랑 아버지랑 나랑 집에 앉아 있는데 전화벨 울리더라고요. 아버지가 받으니까 한 여자가 동네 식료품점 맞냐고 물었어요. 아버지가 아니고 전화를 잘못 걸었다고 말하고 바로 끊었어요.
전화한 사람 입장에서도 헷갈릴 만한 이유가 있었음. 우리 성이 그 식료품점 이름과 어느 정도 비슷하고, 가게랑 같은 도로에 살고 있었으니까요. 물론 몇 블럭 떨어진 곳이긴 했지만요.
1분도 안 지나서 전화가 다시 울리더군요. 이번엔 어머니께서 받으셨는데, 아까와 거의 똑같은 대화를 또 나눴네요.
어머니가 전화 끊자마자 거의 바로 다시 전화 와서 이번엔 내가 받는데 상대방은 또 그곳이 식료품점이 맞냐고 물었음. 나는 아니요 여기는 가게가 아니라 가정집입니다. 같은 도로에 살긴 하는데 가게도 아니고, 전화번호를 잘못 걸었다고 설명하자 상대방은 고맙다고 하고 전화 끊었어요
이번에도 거의 바로 전화벨 울리더군요. 네 번째 아버지가 받으셨는데 이번엔 아버지가 자기가 그 식료품점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니 상대방이 잘됐다 몇 시에 문 닫냐고 하더군요.
아버지가 밤 10시라고 대답했네. 상대방은 고맙다고 하고 전화 끊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가게는 밤 9시에 문 닫는 곳이었는데 마지막 전화가 온 시각이 밤 9시 15분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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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이런 거 우리 집에서도 정확히 일어남. 난 저 아줌마 더 이상 계속 전화 못 하게 하려고, 차 가져오면 된다는 식으로 정비 예약 잡아주는 척했었음. 처음엔 번호 잘못 눌렀나 봐~ 재다이얼 누르면 기적처럼 원하는 번호로 연결될 거라 생각하는 듯
우리 회사 전화선 중 하나가 약국 번호랑 한 자리만 다름. 그래서 새 직원들 들어올 때마다 내가 만든 빠른 참고 목록에 실제 약국 전화번호도 같이 적어 뒀었음
1990년대에 내 집 전화번호가 새로 생긴 동네 도미노 피자 매장 번호랑 한 자리만 다르던데 여러 번 전화 오니까 그냥 전화받을 때마다 도미노피자라고 말하고 주문받기 시작했었음 ㅋㅋㅋ 당시엔 30분 안에 배달 안 되면 무료라는 정책도 있었는데 약 3년 뒤 이사하면서 그 전화선을 해지한 뒤에야 주문받는 일 그만함
내 휴대폰 번호 25년 동안 그대로 쓰고 있는데, 그 전에는 후안이라는 남자가 쓰던 번호였던 흔적도 있음. 후안 찾는 전화가 오거나 스페인어로 말하는 사람들이 전화하기 때문. 수십 년 동안 그런 전화는 줄었지만, 지금도 가끔 한 통씩 옴. 난 보통 그 이름의 후안은 여기 없다고 대답함.
난 408 지역번호 쓰는데 480 지역번호의 같은 번호를 쓰는 보험회사로 착각한 전화가 정기적으로 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