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앞에 놓인 택배를 치워뒀을 뿐인데
근데 요즘 아기 낳은 이웃분 한 명 있는데 마주칠 때마다 늘 너무 지쳐 보이던데 신생아 봐주는 게 얼마나 힘든지 생각하면 그럴 만도 했는데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고 마주치면 인사하는 정도
며칠 전 비가 꽤 세차게 내리던 날 저 이웃집 문 앞에 택배랑 편지 몇 개 놓여있는 걸 봤어요. 그대로 두면 완전 젖을 것 같아서 현관 근처에 있는 작은 지붕 아래 공간으로 옮겨 두고, 물건들 어디에 뒀냐고 짧게 메모를 남겨 놓았어요. 1분 정도 걸린 일인데 그 뒤로 별다르게 생각 안 했어요.
그로부터 며칠 뒤 이웃 마주쳤는데 이웃이 물건들 옮겨 줘서 고맙다고 했어요. 특히 힘든 한 주 보내고 있었고 너무 지쳐서 사소한 일들을 잊고 있었는데요. 배송 물품들 망가질까 봐 걱정하고 있었대요. 진짜 안도한 표정으로 계속 고맙다고 말해서 오히려 제가 좀 어색해졌어요. 특별한 일을 한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래도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어요. 고작 편지랑 택배 몇 개였는데, 이미 힘든 한 주 보내고 있는 사람한테 걱정거리 하나 덜어주는 일도 의미가 있는 거 아닐까요
별일 크게 안 만들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서 좋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적어봤습니다. 이번 주엔 그 이웃이 조금이라도 더 쉬고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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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추천 47) 작은 친절은 사람한테 오래 남아요. 잘했어요
(추천 29) 아주 오래전에 신생아 키워본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이 일은 물건들 무사했는지만의 문제가 아니었을 것 같네요. 더 큰 부분은 이웃이 누군가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점. 누군가가 힘든 상황을 알아차리고 생활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려 했다는 뜻이니까요. 낯선 사람이라도 작은 친절을 베풀 만큼 신경 써주고 있다는 걸 알면, 훨씬 덜 고립되고 혼자인 기분이 들 수 있겠죠.
(추천 11) 사소한 일이 사람의 하루를 좋게도, 힘들게도 만들 수 있는데, 간단한 친절 하나가 이웃의 하루를 나아지게 했습니다. 작성자님도 계속 좋은 사람으로 지내시길 바랍니다. 잘하셨어요!
(추천 5) 아마 작성자 생각보다 더 큰 도움을 줬을 듯. 그렇게 지쳐 있을 땐 걱정거리 하나만 줄어도 크게 느껴지는데
(추천 3) 작은 일이 가장 큰일이 될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