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면서 유령도 데려가고 싶다는 아내
긴 얘기지만 일단 상황부터 설명할게요. 저희는 지난해 12월 한 아파트로 이사 왔는데, 아파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이사를 나가기로 했어요. 분명히 말하자면 유령 때문이 아니라 아파트 단지 자체가 맘에 들지 않아서 이사하는 거예요.
그동안 유령이랑 엄청난 일들 겪었어요. 물건이 저절로 움직이거나 불이 혼자 켜지고, 유령 같은 형체를 봤던 것도 있고. 처음 이런 일 생겼을 때 관리사무소에 물어봤는데,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런 식으로 어느 정도 인정한 적도 있네요.
우린 걍 그 존재가 애인가? 하는 거임 ㅋㅋㅋ 애들 장난감 갖고 노는 듯한 일도 있었고 한 손님이 하루 묵을 때는 아파트에서 늘 추운 방, 그러니까 그 손님 머문 방에서 누가 계속 “엄마”라고 말하는 소리 들었다고 했음
상황은 나아진 것 같기도 한데.. 와이프는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지만 어느 날 밤에 두 살 막 된 아들이 우리 침대 옆에 있는 침대에서 자다가 비명 지르면서 우리 깨우더라고요. 아들이 침대 밑으로 끌려가는 것 같았는데 이제 막 두 살이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한테 설명을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이사를 갑니다. 그런데 아내는 유령도 우리랑 같이 데려가고 싶어 하네요. 다음에 여기 들어올 가족이 그 존재한테 잘해주지 않으면 어떡하냐는 생각이고, 유령인 아이가 사후 세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거죠.
유령을 우리랑 같이 데려가는 게 가능한 거임? 우리가 그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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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이 글 진짜 재밌게 읽음 ㅋㅋㅋ 누군가랑 같이 유령이 이사할 수 있다는 생각 한 번도 해 본 적 없어서, 그 발상 자체가 우습네 ㅋㅋㅋ
니들이 애라고 생각하는 존재가 실제로는 아닐지도 모른다. 어쨌든 어떤 존재도 자기 삶과 공간으로 초대해서는 안된다. 세상엔 순진하거나 인간인 존재가 아닌 것들도 있다. 사람들이 말하는 의미의 악의적이거나 사악한 존재가 아닐 수는 있어도, 인간이 아니며 가족에게 불운이나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은 같으니까. 니들은 그 존재를 인도하거나 대신 무언가를 해줄 수 없다. 누구도 그럴 수 없다. 그런 영혼은 스스로 원할 때까지 그곳에 머무를 것이다. 일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평화를 찾았다는 뜻은 아니다.
악령이 애 유령 모습으로 나오는 거 아닌가요? 난 절대 초대 안 할 건데요. 아님 아내가 영매랑 상담해 봐라. 그럼 적어도 상황을 더 잘 파악한 사람의 관점에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내한테 정신적인 문제 있는 것 같네요.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아내를 부추기는 일입니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두 살짜리 아이가 침대 밑으로 끌려가는 것처럼 보였는데도 아내가 걱정하지 않는다면, 방임하거나 학대하는 어머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안쓰럽습니다. 몇 년 뒤 그 아이가 트라우마 관련 상담 게시판에 어떤 글을 올리게 될지 상상만 해도 안타깝네요.
진짜 가능한 일입니다. 그 존재는 어차피 님들 따라올지도 모르죠. 아들이랑 있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애 장난감에 묶여 있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