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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매장에서 낯선 사람의 보청기를 들고 서 있었다 대표 이미지

코스트코 매장에서 낯선 사람의 보청기를 들고 서 있었다

지난 주말 코스트코 전자제품 코너에서 혼자 시간 보내고 있었는데 마치 인생이 달린 일이라도 되는 거처럼 똑같이 생긴 블루투스 스피커 두 개 비교하는 중이었음. 배낭 메고 있고 아직 콘퍼런스 명찰 끈도 배낭에 달려 있는데 어떤 연령대 사람들한테는 그 조합이 직원처럼 보였던 모양이네

7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아줌마가 다가오심. 인사하지도, 내가 직원인지 묻지도 않고 내 손바닥에 보청기를 꾹 눌러 건네더니 말함. "화요일부터 삐 소리 나는데, 좀 봐줄 수 있어요?"

난 아기새라도 안고 있는 것처럼 따뜻한 작은 기기를 손에 든 채, 이제 인생에서 뭘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 상태가 됐네. "여사님, 저는 여기 직원이 아니에요. 앞쪽 고객서비스데스크 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더니, 여자가 내가 좀 번거로운 말을 했다는 듯 손을 휘저음. 그러고는 "배터리만 확인해봐요. 금방이면 돼요"라고 말한 뒤 로티세리 치킨 쪽으로 걸어가심

이제 난 코스트코 한가운데서 낯선 사람 보청기 들고 있고 저 여자가 어디 갔는지,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네... 결국 직접 진짜 고객서비스 데스크까지 들고 가서 상황 설명하는데 직원이 내가 살아있는 수류탄이라도 건네주는 듯 나를 바라보더니 안내방송으로 여자를 불렀다고 함

10분 뒤 여자가 돌아와 보청기를 받아 들더니 "아, 잘됐네요. 고쳐줬군요"라고 말하고는 더 설명도 없이 떠났다. 나는 전선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 지금도 진짜 다시 작동한 건지, 아니면 저 여자가 주인공 같은 자신감만으로 보청기까지 고쳐진다고 생각한 건지 모르겠네

완전 낯선 사람한테 직원이라 확신한 채 실제 의료기기 건네받아 본 사람이 또 있냐?

댓글

근데 진짜 친절하신 분이고 시간도 꽤 많은 모양인데. 나 같으면 그냥 그분 앞에 내려놓고 떠나버렸을 것 같아요. 나가는 길에 버린 것도 있겠지만 내 문제도 아니고 내가 책임질 일도 아님

난 그냥 바닥에 내려놓고 갈듯 나도 쿵쾅이라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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