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이 사라지고 일요일이 되어 있었다
작년 9월, 남편과 저는 하루 24시간을 통째로 잃어버렸어요. 정확히는 무슨 일이었는지 지금도 설명 못 하는데...
저희는 텀태크로 배관공을 예약해서, 금요일에 화이트보드에 ‘내일 오후 2시에 배관공 옴’ 이라고 적어 뒀었어요. 남편은 예전에 자기방 들어가 던전 앤 드래곤 하다가 몇 시간씩 연락 끊기곤 해서, 그 화이트보드가 저희 부부의 연락수단처럼 쓰이고 있었거든요.
저희는 그날 밤 새벽 1시쯤 침대에 들어갔고, 오전 9시 30분에 일어나서 아침 먹고 평소처럼 하루 보냈어요. 오전 11시쯤 현관 앞에 아마존 택배 놓여 있는 걸 봤는데 아마존이 오후 3시 전엔 배송한 적 없어서 이상하다 싶었지만 그냥 넘겼죠
정오쯤 남편이 저한테 오늘이 무슨 요일이냐고 물었어요. 저는 “토요일이지, 당연히” 라고 대답했더니 남편이 “아니, 일요일이야” 라고 말함
저는 바로 휴대폰 확인했고, 진짜 일요일인 걸 알았어요. 날짜가 2025년 9월 7일이었는데... 저희는 어떻게 된 건지 모른 채 하루 통째로 잠들어 보낸 셈이네요.
저희는 하늘에 과하게 뭔가를 뿌려서 사람들이 너무 오래 자게 된 거 아닐까 하는 쪽으로 생각 정리했어요. 전날 보안 카메라 영상 확인해보니, 카메라 앞을 둥둥 떠다니는 구체 같은 것들이 여러 개 찍혀 있었거든요.
하루 전체를 어떻게 잠든 채로 보낼 수 있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네요. 그 뒤로는 한 번도 이런 일 없었는데 혹시 비슷한 일 겪은 사람 있나요?
저 구체들 찍힌 화면 녹화본은 가지고 있네요. 보고 싶은 사람 있으면 영상 잘라서 2편으로 다시 올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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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배관공에 대해 묻는 분들 있으셔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출입이 통제되는 주거 단지에 살다 보니 배관공이 안으로 못 들어왔어요. 일요일에 배관공한테 메시지 보냈는데 사과하고 일정 다시 잡았습니다. 배관공 예약된 날 왔을 때 저희한테 있었던 일을 말했더니, 그분은 음모론 믿는 분이셨네요. 하늘에 사람들을 지나치게 피곤하고 아프게 만드는 화학물질과 기생충이 뿌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셨어요.
제 인생에서 하루가 통째로 사라진 일은 설명이 안 됩니다... 2009년 여름에 있었던 일인데요. 그날 저는 대학원 과정에 지원할 수 있는 기관들 면접을 받으러 대학원 졸업 디플로마 과정이 있는 학교에 가기로 되어있었는데... 다음 날에야 나타나서 담당 튜터는 제가 왜 안 왔는지 이해를 못했어요. 그 일 때문에 최상위권 대학 한 곳은 제 지원서를 받지 않기로 했거든요.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서 대충 둘러대긴 했지만 지금도 제가 어떻게 이틀을 연달아 잤는지, 아니면 전날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 건지...
약물 때문이 아닐까?
가능성 두 가지 1. 이 얘기가 구라 2. 일산화탄소 중독 실제로 사람이 잠깐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혼수상태에 빠져 한동안 의식을 잃을 수도 있음. 배관공 부른 이유도 그거였을지도 모름. 난방과 관련된 손상된 배관에서 일산화탄소가 새어 나와 이런 수면을 유발했을지도 모름. 다만 배관공이 왔다는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을 보면 첫 번째 가능성이 더 커 보임. 배관공은 왜 연락 안 했을까요? 그리고 글쓴님은 배관공이 나타났는지 묻는 댓글들에 왜 답 안 했을까요?
그러면 금요일 밤 새벽 1시부터 토요일 오전을 지나 일요일 오전 9시 30분까지 잔 건가요? 약물을 먹었어도 32시간 자고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다는 건 좀 이상하네요. 외계인 납치? 매트릭스의 오류? 순간적인 포털? 그런 느낌이 드네요. 진짜 믿기 어려운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