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관에서 대걸레를 들고 있었더니 비를 꺼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몇 주 전, 동네 도서관에서 있었던 일인데, 저는 직원도 아니고 딸의 토요일 독서 시간에 같이 갔을 뿐인데, 어린이 코너 근처 지붕에서 물이 새고 있더라고요.
직원 한 분이 물 떨어지는 곳에 양동이 받쳐두고 대걸레 가지고 갔는데 잠시 뒤 돌아온 직원이 양동이 좀 더 가까이 끌어놓으라고 대걸레를 내게 잠깐 맡겼는데, 안내데스크 쪽에서 누가 부르는 바람에 대걸레 다시 가져가는 걸 잊고 가버림
난 도서관 한가운데서 대걸레를 든 채 멍하니 서 있었는데 그때 나이 든 남자분이 곧장 내 앞으로 걸어오심
“실례합니다, 젊은이. 여기 안이 너무 시끄러워. 비를 어떻게 좀 해줄 수 있겠니?”
고개 드니까 비 세게 내리고 천창을 꽤 큰소리로 두드리고 있더라고요. 난 말했어요
“죄송하지만 저는 여기서 일하지 않습니다.”
저 남자 대걸레 보더니 나를 보고, 다시 대걸레를 봐
“대걸레를 들고 있잖소.”
“방금 건네받은 것뿐인데요. 저는 아이랑 같이 왔어요.”
“그럼 시설 관리하시는 분은 아닌 말씀이시죠?”
“아니요.”
저 남자분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네
“그럼 비에 대해서는 누구한테 물어봐야 합니까?”
나도 솔직히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는데... 안내데스크에 있는 직원한테 물어보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말했음 물론 그 직원도 날씨 자체를 어떻게 하긴 못할 것 같다고 덧붙임
저 남자분 고개 끄덕이시고 “고맙소. 아주 큰 도움이 됐군요”라고 하더군요. 실제로는 전혀 도움이 안 됐는데, 저분은 안내데스크 쪽으로 걸어가셨음. 난 진짜 직원 돌아올 때까지 계속 그 자리에 서서 대걸레 들고 있었음
직원이 나 보더니 말했네 “세상에 정말 죄송해요. 대걸레 들고 계셨던 걸 잊고 있었어요.”
일곱 살인 딸은 이 일을 두고 “도서관에서 일어난 일 중 제일 웃긴 일”이라고 했어요. 난 이제 이 일을 잊고 살 수 없게 됐다는 말을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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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저런 분을 비 꺼주지 않았다니… 너무하군요
근데 그러면 신들 중 한 분한테 물어보라고 했을 것 같은데.. 다만 신들은 답을 받기 워낙 어려운 건가 봐요
아버지식 농담이 젤 최고의 농담임
난 “여기서 일하지 않아요” 라고 했을 것 같네 노인: “대걸레를 들고 있잖소” 나: “그래도 신을 위해 일하는건 아니죠”
치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