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면대로만 하라던 집주인, 침실 입구를 벽으로 막아버린 사연
나는 고급 주택 리모델링 일을 한다. 약 3개월 전에 정말 상대하기 힘든 의뢰인을 만났는데, 편의상 그냥 Mr. Efficiency라고 하겠다. 이 사람은 저렴한 온라인 서비스에서 따로 맞춤 도면을 받아왔고, 그걸 거의 공학의 걸작처럼 확신하고 있었다.
골조 작업 이틀째에 큰 문제가 보였다. 도면대로라면 실내의 하중 지지벽 하나가 마스터 스위트로 들어가는 유일한 입구를 가로질러 그대로 지나가게 되어 있었다. 그 설계대로 시공하면 그 침실은 집 안 다른 공간과 완전히 막히고, 뒷마당 창문으로 기어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를 따로 불러서 실수를 설명하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손으로 대충 제지하면서 넘어가 버렸다. 자기는 내 디자인 의견을 사서 고용한 게 아니고, 그 도면에 "top dollar"를 냈으니 내 일은 토 달지 말고 적힌 대로 정확히 하는 거라고 했다. 말 그대로 "모든 스터드와 모든 drywall 시트를 종이에 적힌 위치 그대로 두길 원한다. 변명은 없다"고 했다.
나는 현장 반장에게도 확인했다. 반장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저 사람이 무덤을 원하면 무덤을 지어주면 되지"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잘못된 도면 그대로 벽체를 세웠고, 그가 원한 대로 "정확하게" 하려고 치수도 다시 확인했다.
우리는 drywall도 붙이고, 테이핑하고, 퍼티 작업도 하고, 걸레받이까지 마감했다. 주가 끝날 무렵에는 원래 문이 있어야 할 자리에 아주 멀쩡하고 깔끔하게 마감된 단단한 벽이 서 있었다. 솔직히 보기에는 정말 잘 나왔다.
Mr. Efficiency가 현장 확인을 하러 온 건 금요일 오후였다. 나는 주방 쪽에서 보고 있었는데, 그가 복도를 따라 내려오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 그리고 거의 1분 정도 아무 말 없이 그냥 빈 벽을 쳐다봤다. 자기 집에서 지금 위치를 잘못 찾았다고 생각했는지 몇 번 왔다 갔다 하기도 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차리자마자, 우리가 출입구를 "빼먹었다"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냥 도면을 꺼내서 그 페이지의 해당 선을 가리켰다. 그리고 내가 경고하려고 했던 날짜와 시간을 적어둔 메모도 보여줬다.
나는 그에게, 도면을 한 치 오차 없이 따르라고 직접 말한 건 본인이고 디자인 의견은 내가 맡은 일이 아니라고 했던 것도 본인이라고 다시 상기시켰다. 그때 표정은, 나중에 우리가 그 벽을 다 뜯어내고 다시 고치는 추가 작업비를 받은 걸 생각하면 충분히 볼 만한 값어치가 있었다.
그는 철거 비용, 새 자재 비용, 그리고 문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실제로 문을 만드는 인건비까지 전부 부담해야 했다. 그 뒤로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는 조용했다. 내가 배관 배치도 엉망이라고 지적했을 때도 그제야 듣기 시작했다.
가끔은 자기가 얼마나 잘못 알고 있는지 눈앞에서 아주 선명하게 봐야, 모든 걸 다 안다는 태도를 멈추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이 일의 요지는 그런 거다. 시공업자에게 입 다물고 지으라고 해놓고, 정말로 시킨 그대로 지었다고 놀라면 안 된다. 설령 그게 복도 한가운데 벽 하나 세우는 일이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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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적어도 자기 잘못이라는 걸 알게 된 뒤에는 어른답게 반응한 편이기는 하다. 처음 한바탕 지나고 나서는 그래도 듣기 시작했으니까.
이건 실제로 있었던 일 같지 않다.
이런 이야기를 보면 늘 좀 이상하다. 돈을 주고 전문가를 부르는 건데, 왜 그 일을 훨씬 더 오래 해온 사람 말을 안 듣는지 모르겠다. 여러모로 어리석다.
순응: 확인. 악의: 확인. 결과: 확인. 재미: 확인. 대놓고 AI가 쓴 티도 안 남. 완벽하다.
아, 이런 순간들이 정말 인생에서 제일 달콤한 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