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밀 ▶ 유튜브
10년 차 비건 동료에게 잘못 만든 브라우니를 먹였다 대표 이미지

10년 차 비건 동료에게 잘못 만든 브라우니를 먹였다

이거 금요일에 있었는데 그 뒤로 계속 생각하고 있음

나 비건이 된 지 약 2년 반 됐는데 직장에서 간식이나 행사용 베이킹 맡는 사람 나밖에 없어서 보통 내가 하는데 금요일에 송별모임 있어서 전날 밤 11시, 근무 마치고 집 부엌에서 브라우니 두 판 구웠음 이 시간이 나중에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됐네

난 하우스셰어하며 살고 있는데 우리 집 냉장고 거의 전쟁터

내 비건 베이킹용 버터랑 하우스메이트 유제품 버터 같은 브랜드였음 금색 포장지도 같고 크기도 같고 냉장고 문 안쪽 같은 선반에 나란히 놓여있었음

어떻게 된 일인지 이제 짐작할 수 있겠지?

난 브라우니 직장에 가져와서 내놓음 우리 팀에 비건인 사람 한 명 더 있었는데 오랜만에 맘 놓고 먹을 음식 마련해줄 수 있겠지? 그래서 약 15명 있는 자리에서 큰소리로 “이거 비건이에요 제가 만들었어요”라고 말했죠

그 동료가 브라우니 네 개나 먹었네. 그러고는 최근 먹은 것 중 최고였다고 레시피 알려달라더라 난 내가 꽤 잘한 것 같아서 기분 아주 좋았고 뷔페 테이블에 있던 다른 두 사람한테도 똑같이 비건이라고

집에 돌아온 건 저녁 7시 반쯤이었는데 저녁 만들려고 냉장고 열었더니 비건 버터가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그대로 놨더군요

그 동료가 비건 10년째 하는데... 10년이나 됐네

이거 알게 된 그날 밤.. 난 곧바로 동료한테 문자 보냄 말할 방법은 없었음 “괜찮다, 이런 일은 생길 수 있다~” 다정하게 답함 그러고는 “맛이 좀 다르다고 생각하긴 했어요”라고 말했다. 그 말은 아마 평생 머릿속에서 떠오를 것 같다.

엥 나도 그 브라우니 세 개 먹었는데

요약: 실수로 하우스메이트 유제품 버터를 브라우니 만들고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비건이라고 말하고 10년째 비건인 직장동료한테 네 개 먹인 사건.

댓글

근데 ‘최근 먹은 것 중 최고였음’이라는 반응이라니.. 어떤 음식은 굳이 비건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 사람으로서는, 진짜 베이킹 음식에 이런 반응이 나왔다는 게 놀랍네

이 글이 사람들이 왜 비건 피곤한지 잘 보여줌

종교적으로 엄격한 기준 적용해도 사고는 예외로 보는 경우도 있던데요. 의료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알게 되자마자 바로 문자를 보냈으니 두 사람 다 여전히 비건이 맞다고 봐요. 너무 오래 맘에 담아두지 않았으면 합니다. 앞으로는 평생 재료 두 번씩 확인할 것 같으니, 오히려 당신이 만든 음식이라면 더 믿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에 꼭 스테이크도 먹어보길 바란다 진짜 맛있어

술 끊은 사람이 실수로 술 먹은 거나, 알레르기 있는 사람이 땅콩 먹은 거랑은 다른 것 같은데... 비건으로서의 순결을 잃은 것도 아니고... 친구도 너그럽게 받아들인 거고, 이런 일은 생길 수 있는 거라...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이 썰 평가하기

피드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