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숙사 공용 주방에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게 무례한가요
저 19살 여자인데 지금 기숙사 1년째 지내고 있음 제가 사는 나라에서는 기숙사가 대학 소유인 건 아니고 따로 임대하는 게 대부분이라서 제가 사는 기숙사에도 학생 23명이 같이 살고 있음
원래는 개인 주방 있는 곳 구하고 싶었는데, 예산 때문에 공용 쓰는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어. 공용이라는 점 자체는 어떻게든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주방을 진짜 지저분하게 쓰는 걸 알게 됐어. 자주 내려가 보면 식탁에 음식물이 묻어 있거나, 요리하고 난 뒤 가스레인지가 그대로 더럽혀져 있거나, 싱크대가 음식물 찌꺼기로 가득 차 있던데.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깔끔한 편일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지저분하다고 느껴. 저는 그런 상태의 주방이 싫어.
게다가 주방은 거의 항상 붐비는데 어떤 날 저녁엔 그 좁은 곳에 10명에서 15명까지 모여있기도 하고...저는 소음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 있으면 쉽게 압도되는 편이라 그런 거 피하려고 해.
보통은 헤드폰 쓰고 음식 준비하지만 제 주변에서 여러 명이 요리하고, 식기 꺼낼 때 저한테 비켜 달라고 하는 상황이 불편해서 가능한 한 빨리 만들려고 해. 주방이 좁고 많은 사람이 함께 쓰는 곳이니 제가 뭐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냐. 다만 저는 음식 만들고 방으로 가져가서 먹어.
그래도 설거지는 항상 하고 제가 쓴 자리도 정리하고 그러니 제가 이렇게 하는 게 다른 사람들에게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생각했어.
근데 다른 사람들이 자주 말을 걸거나, 대화에 끼워 주려고 하고, 같이 앉으라고 권하는 걸 알아차리긴 했어. 한두 명만 있을 때는 같이 있기도 하고. 근데 큰 무리는 진짜 싫고, 특히 수업으로 지친 날엔 대부분 거절함.
이러다 보니 제가 다른 사람들을 멀어지게 만든 거 아닌가 싶어서 말도 덜 걸어오는 건 감당할 수 있겠는데, 다른 사람들이 저 ‘우리 말을 무시하는 무례하고 비사회적인 여자’인 거 아니었으면 좋겠다 싶음.
얼마 전엔 다른 사람들이 “말을 하고 싶지 않으면 애초에 공용주방이나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는 기숙사를 선택하면 안 됐다”라는 것도 들었는데 기숙사비를 감당하려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곳이 여기뿐이었어.
근데 주방이 지저분한 건 대부분 그냥 넘겨. 그래도 단체 채팅방에 한두 번 정도는 사용한 뒤 정리해 달라고 말한 적 있어. 접시 하나가 싱크대에 2주 동안 그대로 놓여 있고 곰팡이까지 자라면, 조금 깨끗하게 사용해 달라고 말하는 게 잘못은 아닌 것 같아.
그래서 더 깨끗한 공간을 원하고 혼자 지내려는 제가 잘못한 걸까? 아니면 제가 좀 더 너그럽게 생각하고, 먼저 다가가서 기숙사 사람들 알아가고 대화에도 참여해야 할까?
참고로 공식적으로 진단받은 건 아니지만 저한테 어느 정도 자폐 스펙트럼 특성이 있는 것 같아. 이런 점이 제가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도 있어. 저는 원래 내향적인 편이고 불안도 쉽게 느껴서 자연스럽게 혼자 지내는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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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님 잘못 아님. 공용 주방 쓴다고 매번 사람들과 어울려야 할 의무는 없어요. 사람이 많고 소음이 심해서 힘들면, 본인이 쓰고 정리할 책임만 다하시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