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그냥 저녁을 먹었는데, 동료는 연애를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몇 달 전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술자리가 이어지는 회사 행사가 있었는데 첨엔 여덟 명 정도였는데 마지막엔 나(F25)랑 다른 동료 한 명(M33)만 남았었음. 그 동료랑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고 회사에서도 둘 다 외향적인 편인데.. 단둘이 시간 보낸 적은 없었음 참고로 아저씨는 술도 하나 안 먹는 사람이야
난 진짜 바에 있는 내내 회사 얘기하면서 얘랑 같이 일하기가 얼마나 피곤한지 계속 징징거림. 그러면서 인정하자면 약간 플러팅도 했음. 그때는 너무 취해서 내가 뭔 말을 했는지 기억도 못하고 나중에 얘한테 듣고서야 알았음 걔는 나를 집까지 데려다줬고, 그거 끝난 줄 알았음
근데 다음 주에 걔가 3년 동안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던 여친이랑 헤어졌다고 함 이유는 “누군가가 나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해줬기 때문”
지난 수요일엔 퇴근 후 저녁 먹기로 했었는데 난 다른 동료들도 다 단둘이 만나고 그러고 나면 서로 더 가까워지는 편이라 이번에도 별일 없을 거라 생각했고 가벼운 플러팅 정도는 오갈 수 있겠지 하고 예상했었는데 내가 감당하게 된 건 그보다 훨씬 많았음
그는 식사를 시작하자마자 몇 달 전부터 나와 이걸 하고 싶었다거나,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는 식의 말을 했다. 그러고는 자세한 설명 없이 평범한 대화로 넘어갔다.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나는 그냥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얘는 다음에 만나는 사람하고는 결혼해서 정착하고 싶다며 말했었음. 얘가 원래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알았으니 놀랍지도 않았음
걔는 그냥 내 사고방식이 어떤지, 뭐에 관심 있나, 성격 유형은 뭐야 이런 거 물어보기 시작했었는데 이런 주제들은 회사에서도 얘기한 적도 있어서 그 자체로는 특별하지도 않았는데 대화가 그 뒤로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감 순서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긴 하는데 얘가 한 말은 대략 이런 거였던 것 같음
- 내가 차에서 내릴 때 손잡아 주려는 걸 거절하자, 내게 아버지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다고 했음. - 내가 성장 과정에서 겪은 일에 대해 아버지를 용서하기만 하면, 다른 남자들에게 마음을 열고 진짜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거라고 했음. 그는 술집에서 내가 술에 취해 한 번 말한 내용 외에는 내 아버지나 우리 관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그래서 이 말은 진짜 짜침 - 자기가 원하는 건 내가 가고 싶은 곳 어디든 데려가서, 공주처럼 대접받고 보살핌받는 기분을 알려주는 것뿐이라고 했음 - 내가 스스로 가치 있다는 사실을 믿을 때까지 그걸 머릿속에 주입하고 싶다고 했음. 난 불안감에 대해서는 얘기한 적 있는데 내 가치감이 문제라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어서 그 말이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르겠네 - 우리가 함께하면 얼마나 멋진 삶을 살 수 있을까 얘기했었는데 우리가 둘 다 경제적으로 꽤 여유가 있다는 것 때문에 그런 듯 - 내가 친구들한테 나에 대해 얘기했더니, 우리 둘이 관계를 알아보고 싶다고 고위 관리자에게 가서 말하면 되겠다고 조언을 들었다고 했대. 잠깐만, 갑자기 시작된 이 ‘관계’에 내 의사는 들어가 있는 건가? - 내 속옷을 보고 싶다거나, 서로 알몸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말도 했대 - 적어도 하루에 두 번은 너한테 문자 보내겠다고 약속하라고 했어. 난 원래 문자 많이 하는 사람도 아닌데, 그게 갑자기 바뀔 일도 없고. - 어느 순간 그 테이블 건너편에서 내 양손을 다 잡고, 아무 말도 안 하고 내 눈을 뚫어지게 바라봤어. 내가 불편해하는 기색을 보이니까, 그게 내가 취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데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고 받아들이더군
이제 얘는 우리가 다음에 언제 만날 건지, 내가 왜 거리 두는 것 같냐고 이러고 점점 짜증 내고 있음 ㅋㅋ 근데 난 거리 두는 게 아님. 걍 이전과 똑같이 행동하고 있을 뿐
상담사는 내게 빨리 도망치라고 했다. 나도 그와 대화를 나누고 우리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말해야 한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는 쉽게 통제하기 어려운 사람처럼 보이고, 이제 회사 분위기가 아주 어색해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직장에서 이런 선 넘은 건 한 번도 없는데 이 상황만 생각하면 속이 메스껍네
요약 : 난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갈 정도로 플러팅했고 이제 동료는 우리가 같이 도망쳐 멀리 떠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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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지금 님은 관심 없는 동료한테 플러팅 해놓고, 지가 님한테 연애 감정 있는 줄 알았으면 빡셈 ㅋㅋㅋ
답변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 다시 와서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몇 가지를 분명히 설명하려 한다. 업데이트는 글 마지막에 적었다. 우선 이건 실시간으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누군가는 과제용 글이거나 사람들을 낚으려는 글 같다고 했는데, 솔직히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놀랍다. 그리고 술자리 이야기다. 회사 행사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고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게 언제나 좋은 생각이라는 데 동의한다. 몇몇 분들이 추측한 것처럼, 나는 한 달에 여러 번 술이 포함된 행사가 열리는 업계에서 일한다. 우리 회사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자리에 참여한다. 다른 회사에서는 사적인 자리에서 훨씬 더 수상한 일도 많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보통 술을 조절하며 마시는 편인데, 그날은 평소보다 행사가 오래 이어졌다. 관심도 없는 사람에게 왜 플러팅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한 분들이 많았는데, 그 반응은 이해한다. 다만 다른 분들이 지적했듯이, 그런 일 자체가 아주 드문 건 아니다. 나에게 플러팅은 때때로 쉽게 닫을 수 없는 문을 열거나, 어떤 합의나 약속을 하지 않은 채 상대의 반응을 살펴보는 방법이다. 대부분은 그냥 재미로 하는 일이고, 아무 일로도 이어지지 않는다. 플러팅을 했다고 해서 그 사람과 사귀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 플러팅과 그런 대화 사이에는 여러 단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가 그렇게 빠르게 관계를 진전시키려 한 것에 특히 당황했다. 인정하자면, 조금 위험을 감수하고 무슨 일이 생기는지 지켜볼까 생각한 적도 있다. 나는 아주 빨리 어른이 되어야 했고 늘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가끔은 무책임하게 행동하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할 때가 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렸고, 얼마나 끔찍한 생각이었는지 깨달았다. 사람마다 신호를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 누군가 표현한 말처럼, 낚시를 할 거라면 내가 낚은 물고기를 다시 놓아줄 수 있는지도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 그에게 전화했다. 다시 직장에서 마주치기 전 며칠의 시간을 두고 싶어서 주말까지 기다리려 했다. 나는 내가 플러팅을 했다는 걸 알고 있고, 그가 몇 가지 애매한 말을 해서, 우리가 친구로 지내는 데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건 즐거웠지만 회사 분위기를 위태롭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또 그가 진지한 관계를 원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나는 그런 관계를 고려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나에게 관심이 있고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해도 괜찮다고도 했다. 친구로만 지내는 편이 훨씬 간단할 거라는 데에도 동의했다. 그는 전화해 줘서 고맙다고 했고, 대화는 꽤 빠르게 끝났다. 이게 전부다. 조언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 이번 일을 통해 분명 많은 걸 배웠고, 앞으로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누구에게 하는지 더 조심하려 한다. 아마, 아니 그러길 바라지만 이게 마지막 업데이트일 것 같다. 추가 질문이 있다면 계속 답할 수도 있다.
이 사람은 진짜 제정신이 아닌 거 같은데요
빨리 도망쳐요. 상담사 말 들어요.
이런 얘기를 읽는 게 진짜 다행이라고 느끼는구나...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대할 때도 경계를 더 잘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 큰 도움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