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 객실의 작은 흔적도 견디지 못하는 손님들
호텔에 묵기 힘들 정도로 불쾌감에 민감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첫 번째 이야기. 우리 호텔에는 닌자 커피머신이 있다. 커피 포드와 드립 커피용 바스켓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체크인 직전에 하우스키핑에서 기계 전체를 청소했는데, 내부의 높은 열 때문에 물방울이 맺혔던 모양이다. 바스켓을 넣는 받침대에 닿는 바깥쪽에 아주 작은 커피 자국이 두 방울 있었다.
그 정도로 한 손님이 불쾌감을 느꼈다. 손님은 내게 장문의 항의문을 보냈다.
두 번째는 흔히 있는 ‘침대 시트에 머리카락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번 손님은 차원이 달랐다. “침대가 더럽다”는 메시지를 받고 객실로 갔는데, 잠깐 심장이 내려앉았다. 하우스키핑에서 그 방을 아예 청소하지 않은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손님은 침대 두 개의 시트를 전부 벗겨 놓았고, 베개 여섯 개의 커버도 모두 벗겨 바닥에 꺼내둔 상태였다. 서랍을 열어 손가락으로 안쪽을 훑으며 먼지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었고, 침대 밑까지 들여다보며 청소되지 않은 곳을 찾고 있었다.
나는 손님에게 솔직히 말했다. “여기서는 만족하지 못하실 것 같으니 나가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숙박 요금은 전액 환불했다.
이런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하는 걸까? 불쾌감에 그렇게 민감하다면 본인들에게도 여행이 너무 괴로운 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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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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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이모는 저장강박이 있고, 강박장애와 결벽증도 있다. 이 조합이 어떻게 가능한지 아직도 모르겠다. 가족끼리 외출할 때면 늘 일이 있었다.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하면 이모는 사라졌다가 하우스키핑 카트를 끌고 돌아왔다. 하우스키핑 직원이 다른 객실 안에서 일하고 있는데 복도에 둔 카트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었고, 체크인할 때 프런트에 집요하게 요구해 받아오기도 했다. 객실은 대체로 깨끗했지만, 본인이 직접 청소하고 싶어 했다. 마지막으로 이모와 여행을 갔을 때는 이모가 가져온 카트 문제로 하우스키핑 직원과 몸싸움까지 벌였다. 그때쯤 부모님은 이모와 떨어진 객실을 따로 예약하자고 이미 insist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 것이 다행이었다. 결국 이모와 가족은 그 호텔에서 쫓겨났다.
어떤 손님이 우리 호텔에 하룻밤 묵었던 일이 갑자기 떠올랐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큰 대학 행사가 있던 시기라 특히 바빴고, 반경 50마일 안의 호텔이 전부 매진된 상태였다. 그때가 유일하게 매니저가 프런트 직원 두 명을 동시에 근무하게 했던 때다. 한 손님을 체크인시켰는데, 처음부터 조금 무례했다. 그래도 무례한 손님은 늘 있으니 그러려니 했다. 최대한 기분 좋게 체크인을 마치게 한 뒤 객실로 보냈다. 그런데 약 20분 후 그 손님에게 전화가 왔다. 객실이 청소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며, 매트리스 패드까지 포함해 침구를 전부 새것으로 교체해 달라는 요구였다. 작성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심장이 내려앉았다. 하우스키핑에서 객실 하나를 빠뜨린 줄 알았고, 그렇게 바쁜 밤에 프런트 직원이 객실 청소를 하러 빠지는 건 정말 곤란했다. 그래도 내가 가장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어서 침구를 챙겨 위층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가 보니 시트와 베갯잇을 포함한 모든 것이 방 안에 흩어져 있었고, 침대는 매트리스만 남긴 채 벗겨져 있었다. 알고 보니 손님이 청결 상태를 확인하려고 직접 그렇게 한 것이었다. 매트리스 패드를 들추다가 머리카락 하나를 발견했고, 그것이 객실이 청소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했다. 테이블 위에는 라이솔 스프레이가 네 캔 정도 놓여 있었다. 냄새만 맡아도 이미 절반가량을 사용해 방을 청소했다는 게 분명했다. 매트리스도 라이솔로 흠뻑 젖어 있었다. 나는 침대를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손님은 내가 올리는 침구 하나하나를 검사했고, 층을 하나 올릴 때마다 라이솔을 듬뿍 뿌렸다. 일이 끝날 무렵에는 눈이 따갑고 숨도 제대로 쉬기 어려웠다. 마지막 베갯잇을 씌웠을 때는 방 안의 모든 것과 나 자신까지 안팎으로 라이솔 냄새에 뒤덮인 상태였다. 그래도 손님은 완전히 만족하지 못했고, 체크아웃한 뒤에는 나쁜 리뷰까지 남겼다. 그 일이 벌써 4년 전인데도 나는 지금까지 라이솔 냄새를 견디지 못한다.
고급 호텔에 묵을 형편은 이제 예전 같지 않지만, 나는 숙소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편이다. 새로 리모델링한 곳을 꼼꼼히 찾아본다. 모든 것이 깨끗하고 새것이라 좋은 경우가 많고, 가격도 괜찮다. 직원들의 분위기를 알아보려고 시간과 요일을 달리해 여러 번 전화해 보기도 한다. 그렇게 하면 인력이 부족한지,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고객 응대 업무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있는지, 내 요구에 신경 써줄 만한 곳인지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대체로 호텔에 직접 예약하고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말할 때 더 좋은 경험을 했다. 나는 청소용·소독용 물티슈와 욕조 및 샤워실용 스프레이, 주방 세제, 그리고 재사용할 수 있는 컵과 그릇, 식기 등을 직접 가져간다. 방 안에 물건을 들여놓기 전에는 빈대가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나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자외선 손전등도 챙긴다. 이렇게 미리 확인한 뒤에는 나쁜 숙박 경험을 한 적이 없다. 특정 호텔 체인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도 신경 쓰는 편이다. 그래서 좀 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베드 앤 브렉퍼스트처럼 아늑하거나 괜찮은 개인 소유 모텔과 호텔을 찾으려고 한다. 리뷰는 여러 플랫폼에서 최신순부터 오래된 순서까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훌륭한 서비스를 해준 직원의 이름과 근무 날짜도 따로 기록한다. 그리고 상급 관리자에게 직접 전화해 칭찬하고, 온라인 리뷰에서도 그 직원의 이름을 언급해 좋은 평가를 받도록 한다. 우편으로 감사 카드를 보내는 것도 내 방식이다. 덕분에 우리 가족은 늘 다시 환영받았고, 추가 혜택이나 포인트, 할인 등을 받은 적도 많다. 전혀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진심으로 좋은 사람들에게 직원들이 고마워하는 것 같다. 우리는 침구를 벗겨 정리하고, 쓰레기도 직접 버린다. 우리 것이 아닌 물건은 절대 가져가지 않는다. 다만 객실 안의 커피머신은 사용하지 않는다. 공용 제빙기도 탄산음료 기계처럼 디스펜서 형태로 되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이용하지 않는다. 여행객을 안전하고 만족스럽게 지내게 하려고 애쓰는 호텔 직원들의 수고에는 감사하고 싶다.
작년에 한 여성이 도착하기 전부터 하우스키핑에 요구 사항을 한가득 전화로 전달한 적이 있다. 객실 안의 모든 것이 거의 새것이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철저히 청소’되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에어컨 필터부터 샤워기 헤드까지 전부 확인해 달라고 했다. 본인은 ‘심한 알레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여성은 이런 말도 했다. “이 정도 문제가 있으면 제가 일 때문에 여행을 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시겠죠.” 자기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이 웃기기보다는 더 당황스럽고 짜증스럽게 느껴졌다.
객실에서 샤워기 손잡이가 빠지는 식의 문제를 발견하면 늘 고민된다. 직원들이 고칠 수 있도록 알려주고는 싶지만, 괜히 불평만 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