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분 동안 한마디도 묻지 말라던 고객의 반응
어제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신규 고객, 90분 출장 마사지를 하게 됨. 고객은 제가 도착하기 전부터 문자로 원하는 조건을 아주 구체적으로 전달함.
원하는 내용은 딥티슈 마사지뿐이고, 등 위쪽과 어깨, 목에 집중해 달라고 했어요. 또 “중간에 전혀 확인하지 말라. 마사지사들이 압력이 괜찮은지 계속 묻는 게 싫다. 그냥 해주세요”고 했고, 잡담도 원하지 않으니 조용히 진행해주세요. 시간 끝나면 바로 마치고, 무료로 추가해 주는 서비스도 하지 말라고 했어요.
저는 오해가 없도록 그 내용을 전부 다시 확인해 보냈어요. 고객은 “완벽하다. 그때 봐요”고 답했습니다. 현장 도착해서 준비를 마치고 나서도 같은 내용 한 번 더 확인했는데, 고객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요. 딱 제가 원하는 방식이에요. 시작하면 아무것도 묻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진짜 그대로 했어요. 저는 오디오북을 들으려고 헤드폰을 착용했는데, 혹시 고객이 실제로 무언가 필요할 때 들을 수 있도록 한쪽 귀만 끼워 놓고, 고객이 보는 곳에 휴대전화 타이머를 켜 두고,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정해진 마사지만 했어요. 중간 확인도, “압력 괜찮으세요?”라는 질문도, 잡담도 전혀 안 했어요.
고객분 몸이 긴장하거나 자세를 바꿀 때도 압력을 조절하지 않고, 고객분이 원한 강도 그대로 하며 묻지도 않고 진행했어요.
90분 되니까 바로 손을 멈추고, 고객이 아직도 엎드려 계신데 마사지 스톤, 수건, 테이블을 바로 정리하고, 평소면 서비스로 해주는 두피 마사지, 따뜻한 수건도 권하지 않고 “시간 끝났습니다”라고만 말했어요.
고객분 몸을 일으키시더니 불쾌한 표정으로 말하십니다. “잠깐, 이게 끝인가요? 후반엔 압력이 너무 강하게 느껴졌는데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잖아요. 대부분 마사지사들은 시간 좀 더 해 주는데요.”
저는 차분하게 대답했습니다. “고객님이 직접 중간에 확인하지 말고, 압력에 대해 묻지도 말라고 하셨습니다. 시간 끝나면 바로 마치고 무료 추가 서비스도 하지 말라고 하셨고요. 저는 말씀하신 거 그대로 따르게 되었습니다.”
고객분 잠시 조용해지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저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었어요. 그래도 확인은 알아서 했어야죠. 이런 서비스에는 팁을 주는 게 없어요.”
저는 웃으면서 “괜찮아요. 결제도 이미 돼서 옷 입으시면 저도 밖에 있을게요”라고 했는데, 고객분이 물건을 챙기시면서 제가 너무 융통성 없고 고객 서비스 정신이 부족하다고 중얼중얼거리더군요. 저는 저 사람이 전체 시간 동안 원했던 방식대로, 아무 말 없이 제 물건을 계속 정리했습니다.
마사지 마치고 나오는 순간만큼 마음이 편했던 적은 없었는데... 고객이 직접 정한 아주 분명한 규칙을 무시하고, 알아서 속뜻까지 읽었어야 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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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잘 대응하셨네요!
팁 안 주기 위한 핑계를 찾았던 거 같은데요. 뭘 했든 문제 삼고 결국 팁 안 준 거겠죠. 다시는 고객으로 받고 싶지 않은 사람 목록에 올려두면 될 듯.
그냥 궁금해서 묻는데, 마사지 받다가 잠드는 사람도 있나요?
십중팔구 싱글일 거 같아요. “우리 밸런타인데이에는 서로 아무것도 하지 말자. 그런데 왜 아무것도 안 했어?”라고 할 것 같은 분위기
어쩌다 보니 우리 사회는 여자가 이런 식으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거 같네요 남자들은 우리가 맘 읽지 못한다며 계속 징징거리고, 우리는 시키는 대로 하면서도 더 깊은 뜻을 알아내지 않았다며 곤란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