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자리 농담 하나로 친구와 크게 꼬인 일
친구 몇 명이랑 pub에서 만났음. 그 자리에서 내 남자친구가 내 제일 친한 친구한테 목 타투를 이제야 봤다고 했고, 친구는 바로 "내 가슴이 다 나와 있는데 목은 보여야지" 같은 식으로 받아쳤음. 나 포함해서 다 들었고 분위기가 엄청 어색해졌는데, 대화 주제가 금방 바뀌었고 술도 마신 상태라 나도 그 일을 그냥 잊어버렸음.
내 친구는 원래 자기 얘기를 되게 성적으로 농담하는 편임. 자기가 창녀처럼 입었다는 식으로 말할 때도 많았음. 그래서 남자친구가 이틀 뒤에 그 얘기를 다시 꺼내서 내가 떠올렸을 때도, 엄청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않았음. 다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뭔가 뜻이 있었는지 물어보긴 해야겠다고 생각했음. 혹시 내 남자친구가 자기 가슴을 보고 있었다는 뜻으로 말한 건가 싶기도 했고, 나는 화난 게 아니니까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얘기했음.
그런데 친구는 그걸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였음. 내가 자기한테 내 남자친구한테 추파 던졌다고 몰아간다고 화를 냈고, 자기는 남자친구도 있고 그런 사람이 아닌데 내가 자기를 더 잘 알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음. 나는 오해한 거라고 설명했음. 그런데 사과는 안 했고, 다음 날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굴었음.
나는 그게 좀 속상해서 친구랑 잠깐 거리를 두기로 했음. 마침 일로도 바빴고 휴가도 가는 중이었음. 휴가 중에, 사건 있고 1~2주쯤 지나서 친구가 메시지를 보냈음. 아직도 화났냐, 왜 자기를 무시하냐고 물었음. 나는 화난 것도 아니고 무시한 것도 아니라고 했음. 그냥 휴가 중이라 누구랑도 연락을 많이 안 하고 있었고, 집에 돌아가면 얘기하자고 했음.
집에 돌아온 뒤 내가 먼저 얘기할래 하고 물었음. 그러자 친구가 장문 메시지를 보냈음. 내가 자기한테 화가 나 있었고, 그날 밤 바로 말했어야지 왜 이틀 뒤에 말했냐는 내용이었음. 나는 또 설명했음. 오해였고, 나는 화난 게 아니었고, 이틀 뒤에 말한 것도 그때까지 까먹고 있다가 남자친구랑 대화하다가 다시 나와서 그제야 떠올랐던 거라고 했음.
그러자 친구는 내가 그 얘기를 남자친구랑 하면 안 됐고 자기한테 먼저 말했어야 했다고 했음. 또 내가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한 표현 때문에 자기는 내가 화난 줄 알았고, 그게 불편하고 상처였다고 했음. 나는 내가 말을 잘못한 건 맞다고 생각해서, 표현을 잘못했고 그런 기분 들게 하려던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고 사과했음.
그런데 친구는 내가 한 말은 듣지 않고 계속 같은 얘기만 반복했음. 왜 이틀이나 기다렸다가 말했냐는 거였음. 심지어 자기는 내 메시지를 자기 남자친구랑, 내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직장 동료들한테도 보여줬고, 그 사람들도 내가 화난 게 맞다고 했다고 했음. 나는 또다시 내가 그 일을 잊고 있었던 거고, 친구가 오해한 거고, 그 농담 자체 때문에 화난 건 전혀 아니라고 설명했음. 그리고 내가 친구를 무시한 것도 아니고, 바쁘기도 했지만 친구가 나한테 말한 방식 때문에 속상해서 조금 거리를 둔 거라고도 했음.
그러자 친구는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자기가 그렇게 말한 건 내가 화난 줄 알았기 때문이라고 변명했음. 그런데 같은 문장 안에서 또 자기는 내가 왜 속상한지 이해가 안 된다고도 했음. 그 시점부터는 나도 진짜 짜증이 나기 시작했음. 내 감정이나 내가 하는 말은 별로 신경 안 쓰고, 그냥 자기 답답한 것만 쏟아내고 싶어 하는 느낌이었음.
그래서 나는 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음.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고, 들을 생각이 없으면 그건 내 문제가 아니라고 했음. 그러자 친구는 자기는 이런 멍청한 농담 하나 가지고 나랑 계속 빙빙 돌면서 얘기하지 않을 거고, 이 얘기는 끝이라고 했음. 그러면서 또 마지막으로, 내가 그날 밤에 말했어야지 왜 이틀 뒤에 말했냐는 말을 반복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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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작은 한 번의 상호작용에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어간 느낌임. 그 친구는 상대하기 꽤 버거운 타입 같고, 저 반응만 봐도 많이 드러난 편임. 그 정도면 알아서 거리를 두게 되는 억제 효과는 충분해 보임. 얼마나 시간을 쓰고 만날지는 본인이 정하면 되지만, 저 사람이 바뀔 거라고 기대하진 않는 게 맞아 보임. 저런 농담이나 말투가 불편하면 거리를 두는 게 나음. 다행히 네 남자친구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라 원래 모두에게 저런 식인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반응은 불필요하게 복잡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