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못 붙은 할인 표지판을 끝까지 적용하라는 손님
간단히 말하면, 손님 한 분 계산을 도와드리던 때인데 해당 할인 혜택 받으시려면 상품 하나 더 구매해야 해서 그 사실 안내드렸어요
그래서 손님은 표지판 하나 가리키더군요. 표지판이 아래로 밀리면서 그 뒤에 있던 이전 안내문이 드러난 상태였는데, 그 안내문에는 할인 내용이 명백하게 잘못 적혀 있었거든요. 밀린 표지판도 다른 표지판에 매달린 채 눈에 보이고 있었어요.
손님이 우리가 실수한 안내문이라도 적용해야지 이러면서 항의하기 시작했어요. 저희가 안내문에 오류가 있었다는 점을 사과하고, 할인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시스템상 할인을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근데 손님은 계속 이런 방식은 티나고, 매장이 님한테서 돈 더 받으려고 속일 거 같다~! 라고 주장했어요. 바로 주변에 같은 할인 행사 안내하는 표지판이 열 개나 있었는데요
내가 너무 판단적으로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진짜 답답했어요 이제 손님은 그 일로 민원 넣고 나를 신고했다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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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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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혹독한 북극 한파가 닥쳤을 때 커피 기계로 연결되는 배관이 다 꽁꽁 얼어붙은 적도 있었는데 물이 없으면 커피 못 만드니 우리는 출입문마다, 앞쪽 계산대마다, 커피 기계마다 안내문 붙였었어요 근데 한 남자 들어오더니 커피 기계로 곧장 가서 안내문 치우더니 커피 안 나온다며 큰소리로 항의함 ㅋㅋㅋ
개인 사업체면 법적으로 이전 안내문에 적힌 내용을 꼭 따라야 하는 건 아닙니다.
의료 분야엔 ‘알람 피로’라는 현상이 있는데, 기기마다 알람이 너무 많이 울리면 의료진이 그 소리를 의식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 있음. 여태 여러 해 동안 표지판이나 명찰 같은 거 사람들이 계속 무시하는 모습을 봐 온 나는, 비슷하게 안내문과 광고에도 피로가 생긴다고 생각함. 너무 많아지면 사람들에게 그저 배경처럼 보이게 된다는 뜻. 몇 년 전에는 ‘분명히 잘 게시되어 있다’고 여겨진 정책을 두고 관리자와 꽤 열띤 논쟁을 한 적도 있었지만, 소박한 통로 안내 표지판은 천장에 매달린 알록달록한 광고에 가려져 있었고, 계산대는 환불 정책, 카드 사용 위치, 계산대 주변의 판매 상품 안내, ‘오늘만’ 같은 문구가 적힌 작은 입간판들로 뒤덮여 있었음. 실제로 어떤 도시들은 도로 주변의 표지판을 줄이면 도로가 더 안전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음. 길가의 관광 명소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광고판이나 버스 정류장 표지판을 보고 무언가를 사 본 적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