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유소까지 20분, 아내는 왜 바로 세우길 원했을까
저 44살 남자인데, 아내는 42살. 미트볼 파는 어느 가구점에 가려고 세 시간 거리 여행하는 중이었어요. 아내 차가 뒷좌석 공간이 더 넓어서 그거 타고, 저는 운전했죠.
아내는 눈이 아주 예민한데 빛이 조금만 강해도 거의 앞을 못 볼 정도라서, 운전할 때는 변색 렌즈랑 색 들어간 선바이저 쓰고 있던데... 앞유리에 얼룩 있어도 눈의 초점이 거기에 맞춰지면서 불편해할 정도인데, 이번엔 아내가 운전하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출발한 지 30분쯤 됐을 때 아내가 차를 세워줄 수 있냐고 했어요. 자기 쪽 창문에 벌레 얼룩이 묻었는데 눈에 계속 거슬린다고요. 저는 그냥 워셔액 뿌리겠지 했는데 아내가 워셔액 다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3주 전 제가 아내 차에 워셔액 넣어 둔 참이었는데 아내가 그사이 전부 써버리고도 말 안 한 모양이네요. 너무 빨리 다 쓴 게 좀 신경 쓰였지만 요즘은 벌레가 많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처음 쉬는 곳에 도착하면 닦아 드리고, 주유소에 워셔액 있으면 사겠다고 했어요. 주유소까지는 20분 정도 남았는데
근데 아내는 그 대답으로는 안 된다는 반응이었어요. 왜 아무 데나 잠깐 세워서 닦게 해 줄 수 없냐고 했죠? 저는 별로 급한 일도 아닌데 무작정 차 세우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고 아내한텐 물과 맥도날드 냅킨도 있으니 그걸로 닦을 수 있다고 했어요. 다만 그렇게 해서는 얼룩이 안 지워지거나 앞유리에 흠집이 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네요.
아내가 다시 눈이 불편하다고 했어요. 저는 앞으로 15분 정도만 눈 잠깐 붙이거나 눈 가리고 있으라고 했더니 조용해졌어요.
주유소 도착해서 제가 주유기 앞에 차 세우니까 아내가 안으로 들어가더라고요. 저는 주유하면서 주유소에 있는 유리창 청소용 스퀴지를 가져와서 앞유리 닦았어요. 아내가 나올 때 분명 화가 난 상태였는데,
제가 왜 그러냐고 묻니까, 아내는 제가 닦기 싫어하니 지가 닦으려고 했다고 했어요. 저는 닦기 싫다고 한 게 아니라, 주유소까지 몇 분 남지 않았는데 굳이 멈출 장소 찾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라고 말했죠. 그 뒤로 집에 도착할 때까지 조용히 갔어요.
집에 오니까 아내가 눈 아파서 그랬을 때 내가 바로 차를 세운 게 아니라면서 화를 냈죠. 주유소까지 몇 분밖에 안 남았는데 여행 시간을 더 늘려 가며 멈출 이유가 없었다고 했어요. 아내는 내가 눈 아픈 걸 신경도 안 쓰고, 내게 계속 눈 감고 있으라는 말밖에 할 수 있냐고 했어요.
저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눈 감고 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한 시간 동안 같은 얘기를 반복했지만 서로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끝났죠
아내가 원했을 때 바로 차 세운 게 아닌 제가 잘못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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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