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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동안 고장 난 줄 알았던 재봉틀

어릴 때 엄마가 중고물품 파는 데서 아주 저렴한 재봉틀 하나 사 오시더라고요. 판매자가 설명서를 잃어버린 상태였고, 오랫동안 안 쓰니 작동하는지도 기억이 안 나신 것 같았어요. 엄마는 고장 난 물건이면 나중에 수리하러 가면 되니까 뭐 어때요~ 하고 생각하셨던 것 같던데요. 재봉틀, 괜찮은 가방, 다른 생활용품 몇 가지까지 합쳐서 10달러 정도였던 걸로 기억함

근데 늘 그렇듯 생활에 치이다 보니 재봉틀은 한동안 먼지만 쌓인 채 방치됐었는데, 내가 재봉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고딩 때였음. 재봉틀을 켜서 뭔가 해보려 했는데 작동 안 하는 것 같고 몇 번 시도해보고 나면 그냥 어깨 으쓱거리며 고장 났구나 싶었음. 엄마가 새 재봉틀을 사 주셨고, 그 뒤로도 몇 년이 흘렀는데 고치러 가든지 버리든지 바쁘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겠네

이번 주말에 물건을 무료로 고쳐 주는 이동 수리팀이 우리 지역에 오기로 해서, 드디어 그 재봉틀 가져가 보기로 했어요. 다시 살펴보면서 여기저기 만져 보고 문제가 뭔지 확인해 보다가, 재봉틀에 실을 끼우는 방법을 설명한 영상을 찾아봤는데, 내가 한 번도 안 한 단계가 하나 있었어요.

그거 따라 하니까 재봉틀은 갑자기 아주 멀쩡하게 돌아가더라고요. 알고 보니 지난 9년 동안 완전 정상인 셈. 게다가 숨겨진 수납공간에서 재봉틀용 노루발 여러 개랑 새 바늘, 보빈, 도구들까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애기처럼 기쁜데 왜 진작 검색해 보지 않았을까 싶어 세상에서 제일 바보가 된 기분

요약 : 재봉틀 고장 난 줄 알고 새것까지 샀는데 고장 아니고 정해진 방식대로 실을 끼워야 했을 뿐

댓글

생활의 지혜: 고장 났다고 생각하기 전에 설명서부터 읽으세요.

둘 다 느끼면 되지 않나요?

나사 하나 느슨한데 9년을 버텨준 그 재봉틀 말없이 강한 타입

재봉틀을 영원히 쓰는 비법 이제야 알아낸 셈이네 ㅋㅋㅋ 옷을 전부 뜯어 버리기 전에 9년이나 부정하면서 버티신 거 은근 대단

저 리페어 카페가 맞나요? 저도 우리 지역 리페어 카페에서 주로 일반 수리, 전자제품 수리 자원봉사로 돕고 있는데 저기에도 늘 재봉 담당 자원봉사자가 최소 두 명은 있어요. 누구든 자기 지역에 리페어 카페 있는지 확인해 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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