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실 에어컨 고장에 긴급 출동팀 세 곳이 온 이유
저는 상업용 냉난방공조 업체에서 기술자들을 이끄는 유지보수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데요. 배차 담당자가 작업 경로 짜고 저희 기술자들이 현장 나가서 수리하는 식입니다.
몇 달 전 새 운영 관리자 들어왔는데 기술자들이 모바일 앱에 ‘도착’, ‘진단 완료’, ‘부품 필요’, ‘수리 진행 중’ 이런 식으로 작업 상태를 단계별로 기록하는 걸 발견했어요. 배차 담당자가 그걸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고객한테 진행 상황 알려주고 있었어요.
근데 어느 날 팀 통화 중에 새 관리자가 저희를 씨게 까더라고요. 이런 세세한 거 계속 입력하는 건 시간 낭비하는 일이라면서 앞으로는 작업 현장마다 상태 딱 한 번만 등록하라는 엄청 빡센 서면 지침을 내리더군요. 모든 작업과 서류 처리가 완전히 끝난 뒤에만 ‘100% 완료’로 갱신하라는 내용이었어요.
지난주 폭염 이어지던 때, 대형 기업 고객 본사 서버실 에어컨 고장. 저는 오전 8시 현장에 도착해서 고장 난 콘덴서 찾고, 제 밴에서 부품 가져와 교체하고 시스템 꼼꼼히 테스트. 실제 작업은 오전 10시 30분에 다 끝났어요.
다만 현장 관리자가 회의 중이어서, 최종 종이 작업지시서에 필요한 자필 서명을 못 받았어요. 저는 그 서명을 받아야만 시스템에서 작업을 ‘100% 완료’로 표시할 수 있었고, 결국 오후 1시까지 기다려야 했죠.
그 사이 저는 새 규정에 따라 도착이나 진단 완료 상태를 한 번도 입력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배차 담당자 화면에는 그 작업이 계속 ‘미배정 / 대기 중’으로 표시됐었죠. 긴급 상황을 아무도 처리 안 한다고 생각한 배차 담당자는 당황해서 같은 건물로 외부 계약업체 세 팀을 각각 긴급 초과근무 요금으로 보냈어요.
외부 업체들이 한꺼번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작업 끝난 뒤였는데, 고객분이 이런 혼선에 크게 화를 냈고, 외부 업체들 출동 비용도 지급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운영 관리자가 불필요한 긴급 배차 비용 1,200달러가 왜 생겼는지 고위 임원들 앞에서 직접 설명을 해야 했죠.
관리자는 이틀 뒤, 그 한 번만 갱신하라는 정책을 아주 조용히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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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그래서 우리가 멍청하게 중복 주문한 부품들이 흘러 들어가는 전당포 이름이 ‘체스터턴의 울타리’인 모양이네요
또 이런 일이네... 새로 온 상급자가 권한 보여주려고 일 벌이다 역효과 대박 난 사례임. 원래 시스템은 망가진 것도 아니고 충분히 합리적인데 그 유용성을 못 본 것뿐
이렇게 널리 적용된 정책을 어떻게 ‘아주 조용히’ 되돌림?
그 세부 상태 갱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내는 데 1,200달러가 든 거였군요
와우, 레딧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신규 작성자님! 훌륭한 악의적 규정 준수 사례입니다. 레딧에서의 첫 주가 잘 풀리길 바랍니다. 처음 올린 글이 이 커뮤니티의 게시글이고, 다른 글에 댓글조차 단 적이 없었다니 시작부터 대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