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에만 돈을 주겠다던 회계 담당자
비영리단체 상대로 프리랜서 일했었는데 12년 넘게 그 단체 그래픽 디자인과 여러 마케팅 업무를 맡아서 하고 직원들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에도 CEO랑 꽤 탄탄한 관계 유지하고 그곳에서 일하던 다른 사람들도 다 좋은 사람들이었음
문제는 새로 들어온 내부 회계 담당자였는데, 여기서는 그 사람을 회계 담당자라고 하겠습니다. CEO가 성격이 워낙 온화하고 사람을 믿는 편이라, 각자 부서를 원하는 방식대로 운영하게 두고 웬만하면 간섭 안 하는 그런 스타일이었음.
그 회계 담당자는 모든 청구서를 매달 15일에 지급하는 방식을 고집했다. 말 그대로 강철 막대라도 들어간 것처럼 꽤 융통성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외부 비용을 먼저 지출하면, 그 비용이 15일 직후에 발생했을 경우 적어도 30일 동안은 내가 직접 떠안아야 했다.
난 혼자 하는 사업체라 감당이 안 되긴 했어. 2천 이하 이런 거는 어떻게든 할 수 있었는데 규모가 큰 인쇄 같은 걸 하면 4천 이상 가도.. 난 전화로 두 번이나… 내 청구서는 다른 업체 공과금이거나 소모품이거나 그런 게 아니라고 설명했어. 이런 큰 비용을 내가 개인적으로 먼저 부담하고 있으니, 지급일을 좀 앞당겨야 한다는 말이었어.
그래서 회계 담당자가 빨리 돈 받고 싶으면 청구서 더 일찍 보내면 된다고 했는데 최종 비용이 얼마인지 알기 전에는 못 보냈겠죠. 또 긴급한 상황이면 CEO에게 회사 신용카드로 결제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고도 했어. 내 입장에서 4천 달러가 넘는 돈을 30일 동안 부담하는 것 자체가 긴급한 상황이었음
그래서 걍 그대로 따라함. 난 그때부터 모든 청구서를 CEO한테 직접 넘겨서 CEO가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서 회사 신용카드로 바로 결제함. 당시 난 신용카드 결제를 받고 있었음
그래서 회계 담당자가 그 상황에서 빠지게 된 거고 당연히 달가워하지 않았죠. 그래서 저 사람이 CEO한테 가서 자기가 신용카드 결제 내역 일일이 추적해야 해서 장부 정리가 너무 복잡해졌다고 불평했어. 왜 그게 복잡한 일인지는 난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사람의 주장은 그랬어.
그냥 CEO가 나한테 전화해서 뭐 어쩌라고 그러더라고. 난 회계 담당자가 15일까지 기다리는 바람에 어떤 비용을 내가 먼저 부담하고 있는지 설명했더니 꽤 화를 내더라고. 평소에는 화를 내는 일도 전혀 없는 사람이었는데
CEO가 회계 담당자한테 말했네
“앞으론 청구서 받는 즉시 지급하시죠.”
그 뒤에도 난 CEO랑 뭐 상의할 일이 있을 때마다, 그런 거 꽤 있었는데, 청구서를 우편으로 보내는 대신 직접 회계 담당자한테 가져가서 그 사람이 뻣뻣한 표정으로 수표 쓸 때까지 옆에 서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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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회계사인데, 특히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회계사로서 보기에 그건 완전히 말이 안 됨. 그분은 그저 권한을 휘두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우리도 빨리 청구서를 지급해야 하는 사람들 있긴 하지만, 전혀 문제 안 됨. 그리고 누가 저에게 알리지 않고 신용카드로 비용을 지급했다고 해도, 청구서랑 대조하는 거 어려울 것도 없어요.
청구서 처리하면서 대기업일수록 지연이 길다는 걸 겪은 뒤, 난 ‘15일 이내 지급, 그렇지 않으면 40% 연체료’ 이런 걸 붙였더니 그제야 내 청구서가 처리 목록의 맨 위로 올라왔어요. 가끔 연체료 면제해 주기도 했지만, 언제 면제할지는 내가 결정했죠.
좋은 대응이었네
쟤 회계 수작 다 막은 거네ㅋㅋ
걍 그렇게 한 건 잘한 일이네~! 박수 보낼 만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