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물건’이라며 내 샴푸까지 쓰던 룸메이트
룸메이트는 허락도 없이 내 방에 들어와 자기가 원하는 거 다 가져가는 스타일이었는데 특히 내가 집 비운 사이에 자주 그랬었음 좋아하는 후드티랑 간식은 물론이고 선물 받은 거라서 건드리지 말라고 계속 말했던 비싼 바디로션까지 맘대로 쓰고
그때마다 내가 말하면 룸메이트는 웃으면서 “아, 미안. 내가 원래 경계선 지키는 데 서툴잖아”라고 했다. 마치 귀여운 실수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 게 더 신경 쓰였다.
지난달엔 더 심해졌는데 내가 아직 자고 있는 아침마다 내 고데기 쓰는 거였음 일어나보니 카운터에 아무렇게나 놓아놓고 전선 엉켜 놓고 설정도 절반쯤 바뀌어 있음
난 그게 내 물건이니 먼저 물어봐 달라고 두 번이나 말했어 그래도 계속 쓰더니 마지막으로 참기 힘들었던 건 내가 나만 쓰려고 사 둔 비싼 샴푸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써버린 일
그날 밤 룸메가 일하러 나간 시간에 조용히 내가 가진 걸 다 잠글 수 있는 옷장 안으로 옮겨놓음. 그리고 고데기랑 샴푸 있던 자리에는 약국 가서 사는 제일 싼 거를 사서 놓고
간식 있던 수납장엔 룸메이트 싫어하는 걸 알고 있던 가장 맛없는 저가 브랜드 스파게티오 통조림도 사다 넣었네ㅋㅋㅋ 평소 룸메이트가 내 간식 가져가던 자리에 둔 거임
다음날 아침 욕실에서 룸메이트가 욕하는 소리 들었는데 새 고데기는 머리카락을 태우고, 샴푸 때문에 머리카락은 지푸라기 같아지는 이런 상황이었음
잠시 뒤 룸메가 쿵쿵거리며 나와서 “우리 물건은 어떻게 된 거야?” 이래서 난 얌전히 웃으면서 “경계가 없다면서. 그래서 니가 가져가던 거랑 똑같이 해준 거야”라고 말함
그제야 룸메이트는 알아들은 듯하고, 그 뒤로는 내 물건 손대지도 않더라. 이제는 자기 물건 직접 사는 꼬라지를 보고 있는데 꽤 기분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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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샴푸통에 팬케이크 시럽 넣는 방법도 효과 좋음. 뜨거운 김 가득한 샤워실에서 특히. 대학 시절 나도 성가신 룸메이트 만나서... 난 머리 자주 염색해서, 염색할 때도 최대한 건강하게 유지하려고 비싼 샴푸 샀는데 룸메이트가 샴푸랑 컨디셔너 너무 많이 써서 늘 금방 바닥나고... 어느 날 거의 다 쓴 샴푸를 발견하고 새 제품 사 왔는데 남은 양은 버리지 않으려고 여행용 용기에 옮겨놓고, 예쁘고 비싼 샴푸 통엔 시럽 채워넣음. 룸메이트는 내가 샐리스에서 산 봉투 봤기 때문에 내가 새로 보충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음. 룸메이트가 샤워하는 동안 반응 듣는 건 꽤 통쾌했지만, 다만 나오기 전에 나는 자리 떴음. 냄새가 너무 심했기 때문. 나는 시럽 냄새 진짜 싫어함.
이제는 룸메이트 샴푸도 쓰고 음식도 먹어야지 그렇게 해서 서로 주고받은 게 같아지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면 됨
‘나는 경계를 잘 못 지켜’라더니 ‘우리 물건에 무슨 일 생긴 거야?’라면서 물건을 툭 던지는 거까지 한 건, 지금까지 본 가장 빠른 권리의식 폭주였음
제모제를 샴푸통에 넣어주세요. 아니면 고데기에 나무 수액 같은 걸 바르는 방법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