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카가 자기 음식 대신 내 음식만 먹는 이유
방과 후에 두 아들이랑 조카 데리고 나와서 가끔 같이 밥 먹어요. 조카는 늘 먹지도 않을 음식 주문하고, 결국 제가 시킨 음식 일부 달라고 해요. 여섯 살 조카, 제 막내 다섯 살, 큰아이 아홉 살
이번엔 조카한테 우리 둘이 음식 나눠 먹자고 했어요. 어차피 조카는 음식은 조금씩 건드리기만 하고 제대로 못 먹는 거니까요. 조카는 떼를 썼지만 저는 뜻 굽히지 않았어요.
제가 주문한 음식은 조카에게 계속 같이 먹자고 권했어요. 조카한테 따로 음식 시켜줘도 결국 제가 먹는 걸 달라고 하고, 같은 메뉴 시켜줘도 자기가 받은 음식이랑은 다르다고 하니까요. 실제로 같은 메뉴 주문해 본 적도 있는데, 조카는 자기 음식으로 장난치다가 몇 입만 먹고는 같은 음식 아니라고 하면서 제 거 달라고 했어요. 그러면 제 음식은 아주 잘 먹었습니다.
저는 이번엔 그 과정 또 겪고 싶지 않았어요. 조카가 자기 음식 10분 동안 이리저리 건드린 뒤 남긴 거 제가 먹는 것도 내키지 않았어요. 그래서 모두 음식 먹는 동안 조카는 안 먹겠다고 했어요.
조카는 자기 엄마한테 제가 밥 안 줘서 굶겼다니까요. 저는 언니한테 실제로는 그런 게 아니라고 했어요. 이걸 조카가 평소에도 저러는 것까지 얘기하면 언니가 이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언니가 화를 냈네요.
언니는 제가 조카 몫의 음식 따로 사서 조카가 평소처럼 하게 둔 다음, 제 음식도 조금 먹게 했어야 한다고 했어요. 저는 그러면 음식과 돈만 낭비하는 셈이라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어요.
언니는 그럴 거면 왜 외식을 하러 갔냐고 물었어요. 저는 아이들이 외식하고 싶어했고 저도 그날 더블근무하느라 너무 바빠서 거의 못 먹었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답했어요.
언니는 다음부턴 조카 밥 먹일 생각 없으면 외식하러 가지 말라고 했어요. 저는 다시 한번 조카한테 먹지 말라고 한 게 아니고 늘 결국 그렇게 하듯이 음식 나눠 먹자고 한 것뿐이라고 설명했어요.
언니는 자기도 그런 방법 써봤는데 소용없다고 했어요. 조카한테는 먼저 자기 접시가 있어야 하고, 그걸 원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뒤 자신이 제일 가까운 사람 음식 달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어요.
언니는 제가 조카랑의 유대감을 망쳤고, 조카가 음식과 좋지 않은 관계를 갖게 만들 위험도 있다고 했어요. 조카가 늘 이런 식으로 해왔다는 이유로 제가 그 방식을 바꾸려 한 게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마음이 복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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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밀
댓글
어머니가 조카 직접 상대하기 싫어하면서 그걸 본인한테 맡기려는 거 같은데... 언니도 상당히 뻔뻔하시네요. 본인 잘못은 없어 보이는데...
정말 잘 대처하셨네요. 먼저 언니 말도 안 되는 주장에 제대로 대응하신 것부터 좋았고, 어머니께도 똑같은 태도를 보인 것 역시 잘하셨어요. 본인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그런 말을 하다니 어이가 없네요. 꼬리표를 붙일 문제인지, 상관없이 아이에게는 허용만 할 게 아니라 가르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자폐가 있든 다른 어려움이 있든, 부모가 아이의 이런 행동을 평생 굳혀버려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가 십 대가 되거나 나중에 연애를 하게 됐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자기 음식은 못 먹고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결국 상대가 문제를 제기하게 될 겁니다. 어머니는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계시네요. 입장을 굽히지 마시고, 조카를 더는 맡아주지 않는 것도 방법입니다. 부모가 자기 시간과 돈을 쓰게 두세요. 언니 남편의 무능함도 언니가 해결할 문제이지 본인 책임은 아닙니다. 본인이 선택한 남편도 아니니까요. 어머니에게도 같은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같은 음식이면 그냥 서로 바꿔 먹어 보신 적은 없나요? 조카한테 본인 음식 주고, 본인이 조카 음식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잘못한 게 없어 보이는데 이번에 했던 방식 계속 유지하세요. 언니가 조카한테 계속 음식 낭비하게 하고 싶으면, 조카가 주문하는 음식값 부담할 돈은 본인한테 줘야 한다고 말하면 되지. 너무 터무니없는 상황이네요.
언니처럼 권리를 당연하게 여기면서 남한테 부담 떠넘기는 사람이 이해가 안 되네요. 본인은 언니 도와주고 있었는데 이제는 한 사람 음식값뿐 아니라 두 접시 값 내야 하는 상황이 됐네요. 선을 분명히 그은 건 잘한 일이고 어머니는 이제 자신도 그 문제를 떠안게 돼서 화가 난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