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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차에 나무를 묶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

이 얘기가 예전에 여기 올렸는지는 기억이 정확치 않지만, 다른 사이트에서 페이스팜 순간들 모아둔 목록 보다가 생각나서 다시 적어보네

배경: 밤영업 마무리하려는 어느 대형 할인점 등장인물: 나, 지친 수석계산원 한 명, 똑같이 지쳐있던 존 매니저 한 명, 성가신 손님 한 명

폐점까지 아마 10분이나 15분 정도 남았을 때였는데 난 수석계산원으로 정원용품 매장 닫고, 계산원들 안쪽으로 보내 야간정리 업무 도와주라고 밖에 나갔었음

정원용품 매장 문을 이미 닫아둔 상태에서 뒤쪽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까 한 여자가 저한테 말 걸려고 하더라고요. 그 손님은 다음날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크리스마스트리 사는 건 절대 안 된다, 지금 당장 사야 한다고 계속 그러더군요.

근데 크리스마스가 코앞이었으면 어느 정도 이해했을지도 모르겠는데 당시엔 연휴까지 며칠이나 남았는데 그렇게 일찍 나무 사면 집에 가져가기도 전에 시들어서 잎이 온 집안에 떨어질 확률이 더 컸음

어쨌든 난 정원용품 매장은 이미 닫았으니, 계산대 있는 앞쪽으로 가서 사야 한다고 안내했고, 그걸로 끝난 줄 알았는데...

내가 정리한 물건 가져다 현금사무실에 내려놓고 나오니까 존 매니저가 나 불러서 저 손님 크리스마스트리 실어줘야 하니 같이 가자고 한 겁니다

난 속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따라감 사람들은 크리스마스트리 고를 때 꽤 까다로운 편인데 찰리브라운 나무 같은 걸 원하는 사람은 없네 이건 이해하는데 폐점 직전이라니 좀 성가심

근데 다행히도 손님이 우리한테 괜찮고 풍성한 나무 알아서 골라달라 하셔서 나무망 포장기계에 넣고 그다음 문제 발견

손님은 자동차 타고 와 있었어요 그것도 4도어 승용차

그리고 두 번째 문제는, 나무가 그 차에 들어가기엔 너무 컸죠. 저희는 보통 하던 방법을 제안했어요. 트렁크에 넣고, 달릴 때 트렁크 뚜껑이 열리지 않도록 끈으로 묶자고요.

손님은 그거 단호하게 거절하더니 차 지붕에 묶어달라 하더군요. 그런데 그 차엔 끈을 걸 만한 부착 지점이 전혀 없었어요.

우린 어떻게든 차에 묶을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한참을 우왕좌왕하다가 존 매니저랑 나랑 조수석 쪽 도어프레임에 끈을 묶자! 하는 생각을 해냈죠.

근데 손님이 우리가 차를 훔쳐 가려고 하는 건가 싶었는지 아님 뭔가 다른 이유였는지 문을 열기를 거부했으니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고민해야 했지

누가 먼저 생각해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우리들은 손님한테 창문 내리게 하고 창문을 통해서 도어프레임에 끈 묶기로 했었음

우리가 쓰던 나일론 포장용 끈을 조수석 쪽에 몇 바퀴 둘러 묶었어요. 그런 다음 운전석 쪽으로 가서 이 나무를 어떻게 하면 가장 잘 고정할 수 있을까 다시 생각해봤어요.

조수석 쪽에서 됐는데 운전석 쪽이라고 안 될 이유가 있나 싶어서 손님이 운전석 창문 내리니까 우리는 반대편에서 했던 거 그대로 반복

차가 달리던 중 나무가 날아갈 가능성이 없도록 끈을 묶어주고 손님은 창문 올리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차 몰고 떠나갔습니다.

저 아줌마 집으로 돌아가려고 도로로 꺾어 들어간 뒤에야, 우리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어요. 우리가 묶은 방식으로는 운전석 문도 조수석 문도 물리적으로 열 수 없었거든요.

뒷문은 열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확실한 건 아니었고... 차 떠나는 꼬라지 보다가 난 존 매니저한테 물어봤어

“저 손님, 차에서 어떻게 나오세요?”

존 매니저 얼굴에도 그제야 같은 깨달음이 떠올랐나 보네 나보고 물었지

“그 손님이 니 이름을 알아갔나?”

난 어깨 으쓱 ㅋㅋ 난 이미 조끼 벗은 뒤였고 존 매니저 애초에 조끼 입고 있지도 않던데 그러니 아마 이름을 알 방법은 없었을 듯

우린 한참 웃었고, 그 뒤로는 별 생각 안 했음

며칠 뒤 아침 회의 때 매장 관리자분이 새로운 방침을 전달하시더군요 이제부터는 자동차에 크리스마스트리 묶어주는 것도 금지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두 명 직원이 그렇게 나무 묶어줬다가 손님 차 안에 가둬버리고 손님은 차에서 빠져나오려면 긴급 구조 서비스 불러서 끈 잘라야 된다고 했어요

댓글

그래서 그런 새로운 규칙과 전설이 생겨난 거야

첫 번째 두 번째 방법 다 거절했으면 차 옆에 나무 세워두고 메리크리스마스 인사하고 안으로 돌아가야지

나무를 손님 차 옆에 세워두고 그대로 돌아가는 방법도 있었죠. 나무는 우리가 팔아도 운반은 손님 책임이니까요.

스카우트 할 때는 기회만 생기면 일부러 사람 차 안에 묶어놓곤 했었는데

아 기억났네 예전에 장난감가게에서 일한 적 있는데 어느 날 한 손님이 아내랑 같이 어린이용 수영장 사러 왔는데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된 종류였는데 그분들 차는 수영장 싣기엔 너무 작고 저희가 물건 차에 실어주는 것도 절대 안 되고 그래서 그 부부가 직접 작업을 했는데 저희가 마지못해 건네준 끈을 쓰더라고요 창밖으로 지켜보던 몇몇 직원들은 그들이 묶은 거 엉망인 거 알고 있었고 그래서 저희가 배웅한다는 명목으로 주차장에 나갔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그분들이 주차장 빠져나와 오른쪽 도로로 꺾으심 한 블록도 안 가서 수영장이 차 지붕에서 날아가더라고요 (내 기억이 맞다면) 그들도 그걸 알아차리고 다시 시도했을 것 같은데 저희는 곧 안으로 돌아가서 실제 업무 하라는 지시 받고 돌아와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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