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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퍼 차림인데 마트 직원으로 오해받은 밤

오늘 유튭에서 레딧 사연 듣다가 이거 떠올라서 적어보려고요. 다른 사연들만큼 극적이거나 황당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공유해 보고 싶어서요.

나 콜롬비아 살고 있는데 아마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최근 수도 근처에서 지진 났고 다행히 난 진앙지랑 가까운 곳에 살지는 않는데, 당시 기부 캠페인이 많이 진행 중이어서 어느 날 밤 기부할 물건을 사려고 집에서 제일 가까운 식료품점에 갔었음

문 닫기 10분 전이었는데 난 회색과 검은색 운동복 반바지에 회색 글자 있는 검은색 민소매 상의 그리고 슬리퍼 신고 있었고 그 가게 직원 유니폼은 청바지와 초록색/보라색 폴로셔츠고 관리자는 초록색/보라색 폴로셔츠에 앞치마까지 쓰고 있었음 내 옷차림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음

계산대 줄 서는데 가게 안엔 나랑 배달 직원, 계산원 한 명, 통로 청소하는 관리자 한 명.. 배달원은 내 뒤에 서서 물건 받아 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때 닫힌 자동문에서 쾅 소리 나더라고요

문 앞에 남자 두 명이 서있었는데 자동문엔 영업시간과 영업 종료 시간이 분명하게 써 있더라고요. 두 분은 저 안내문 때문에 화가 나신 듯. 가게 문 닫는 건 밤 9시인데 당시 시각이 9시 12분쯤이더라구요

며칠 전 일이었고, 아래 대화는 내가 기억하는 내용을 스페인어에서 옮긴 거임

남자 1: 저기요, 안에 들어가도 되나요? ㅋㅋ

남자 2: 네 뭐 하나만 빨리 사면 돼요

계산원: 죄송합니다 가게는 9시에 닫았는데 이제 곧 계산대도 정리해야겠네요

남자 1: 그러지 말고요 금방이면 돼요 들어갔다가 바로 나올게요

계산원: 죄송합니다. 안 돼요.

난 계산원이 물건을 계산해 줄 때까지 기다리려고 그냥 서 있음

남자 2가 날 보고 말함

남자 2: 저기요, 좀 도와줄 수 있어요? 저 사람 설득해 주면 안 돼요?

미안하지만, 이 일에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남자 1: 왜요? 저 사람을 혼내겠다고 하거나 징계를 주겠다고 하면 되잖아요. 지금 다른 곳은 다 닫았다고 했잖아요

나: 징계요? 제가 무슨 그 사람 상사라도 돼요?

이때 난 상황이 이해가 안 감 계산원이랑 뒤에 있던 배달원도 나랑 서로 어리둥절한 표정 주고받음

남자 1: 그냥 한번 말해보면 되잖아요

남자 2: 이 가게에서 님 본 적 있어요? 위에 애가 가서 이 사람 손님 받기 싫어한다고 말하면 되잖아요

그제야 무슨 일인지 알 것 같았음

나: 회색과 검은색 운동복 반바지, 검은색 민소매 상의, 슬리퍼 신은 사람을 어떻게 이 가게 관리자/직원으로 착각할 수 있죠? 그리고 진짜 급했으면 더 일찍 와야 하는 거 아님? 아님 앱으로 주문하든가요

배달원: 저 사람이 여기서 일 안 한다는 건 뻔한데요. 아님 저도 여기서 일하는데 아직 모르고 있었나 봅니다.

계산원: 저 둘 말에 동의해요. 이 사람은 여기 직원이 아니라 손님이에요.

계산원이 나를 가리키면서 말을 이었네

계산원: 영업시간은 문에 적혀있어요. 원하시면 내일 다시 오세요. 매일 오전 7시에 열고 밤 9시에 닫아요

저 두 명이 당황한 건지, 처음부터 아무 생각 없이 말한 건지, 아니면 그냥 말 꺼내고 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뒤 두 명은 오토바이에 다시 올라타서 떠나갔음

난 그 후 물건값 계산했었는데 계산하는 동안에도 다른 사람이 가게에 다가와서 나한테 문 열어달라고 했었음. 난 그 사람한테 지금 시각이랑 내가 이 가게에서 일하지 않는다는 걸 알려줬음 그렇게 그날 밤은 끝났고

댓글

걍 강도질 하려고 들어가려던 두 사람 같네요

진짜 이상한 일 있네요

문 닫은 뒤에 물건 하나만 사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늘 거짓말을 합니다. 폐점 직전에 도착한 사람들은 가게 안 빙빙 돌아서 이런 저런 문제를 만들어서 직원들 붙잡아 두고, 결국 마감 시간을 넘기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이 이미 잠겼다면 가게 전체를 다시 열어서 물건 하나만 가져가게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논바이너리든, 진짜 귀찮게 구는 사람들입니다. 내가 그럴 권한이 있었다면 그 권한으로 가게 출입 금지했겠죠.

¡Wepa! /s

예전에 Greggs에 문 닫기 전에 들를 때마다 비슷한 일 겪었는데, 다만 저는 거의 매일 그곳에 가고, 근무 시작하기 직전 경찰 제복 입고 있었어요. 가끔 그곳에서 베이컨 소시지 달걀 남겨두었다가 제 K9 파트너랑 제가 먹을 수 있게 해줘서, 소시지 롤 몇 개 받아오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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