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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방에서 유리공예를 하겠다는 손님

오랜만에 프런트에서 받은 전화 중 제일 이상한 편에 들 만한 일인 듯... 그날 밤은 평소 야간 감사하는 직원이 자리를 비워서 제가 대신 근무하고 있었는데, 자정 때 보고서 확인하다가 전화가 울림

투숙객이 전화를 걸어서 "저기, 창문은 어떻게 열어요?"라고 물었어요. 바람 좀 쐬고 싶은 사람일 수도 있으니, 그 자체로 아주 이상한 질문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안전 문제 때문에 저희 호텔 창문은 열리지 않는다고 답했어요.

투숙객이 "그럼 문제가 생기겠네요"라고 하니, 제가 "그럼 무슨 문제예요?"라고 물어본 거였어요. 괜히 이유를 물어본 게 실수였죠. 투숙객이 "열이 아주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요. 에어컨이 토치랑 가마에서 나오는 열을 못 따라가는 것 같아서요"라고 했어요. 난 잠시 멈췄다가 간단히 되물었지

"네?"

그제야 투숙객은 객실 번호를 말하며, 방 안에서 유리공예를 하고 가마로 도자기 점토를 구울 생각이었다고 설명했음. 그 방은 약 170제곱피트 크기의 일반 퀸룸이었는데, 나무 가구, 리놀륨 바닥, 커튼을 비롯해 불이 붙기 쉬운 물건이 가득한 공간이었으니...

문제는 걔네가 그냥 계획만 세운 게 아니라는 점이었음. 이미 휴대용 가마를 가열하고 있었고, 블로토치도 켜놓은 상태였으니까. 객실 온도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고, 작은 창문 하나만 열면 열기를 어느 정도 빼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모양이었나 봐.

나는 잠시 얼빠져 있다가, 불나기 전에 전부 끄고 짐 싸서 나가야 한다고 했더니 투숙객은 얼마 안 돼서 전화를 끊었고, 나는 1분도 안 돼서 그 객실로 올라가 문을 두드렸고

문이 열리자 진짜 방 안에 장비 갖춰져 있더라 ㅋㅋㅋ 문 여는 순간 오븐을 연 것처럼 뜨거운 열기 느껴짐. 짐 챙겨 나가 달라고 하니 의외로 투숙객들은 아주 순순히 이해함. 곧바로 물건 정리해 말 한마디 없이 건물 밖으로 나감

이 투숙객들에 관한 인계 이메일을 어떻게 쓰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네. 근데 그건 새벽 5시의 내가 해결할 문제였지

댓글

근데 발생하는 열을 생각하면, 왜 밀폐된 방에서 유리공예를 하고 도자기 구우려고 했는지 이해가 안 감... 일반적인 주거용 에어컨으로 그런 장비 열 감당 못함 ㅋㅋ 내가 아는 사람들도 열사병 피하려고 전용 작업실이나 야외에서 하는데

근데 가마가 이미 가열 중이던데 퇴실 조치 받은 뒤에도 여전히 뜨거웠을 텐데 어케 그걸 챙겨서 나감?

유명한 오래된 책에 나오는 “내가 누웠을 때 침대에 불이 붙어 있었다”라는 얘기랑 비슷한 사연 같은데요

이 얘기가 뭔가 이상함... 일반적인 15~20암페어 벽면 콘센트에서 전력을 끌어오는 전기 가마가 내가 아는 한 없는데... 내가 본 제품들은 모두 오븐이나 쿡탑에 사용하는 규격인 30~50암페어와 그에 맞는 플러그를 필요로 했음 아주 작은 가마라면 일반적이지 않은 20암페어 콘센트로 작동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콘센트는 호텔 객실에 설치되어 있지 않음. 여기서 말하는 작은 가마는 토스터 오븐이나 핫플레이트 정도의 크기임. 그런 제품은 15암페어 플러그를 사용하지만, 설계가 잘못되면 차단기가 내려감

화재 경보기 울리지 않았다는 게 놀랍네 ㅋㅋㅋ 모든 야간 감사 직원의 제일 골치 아픈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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